최영배 신부님 묵상카드
2024년 2월 묵상카드

단상(20242)

 

뿌리가 약하면 잎사귀가 시들 듯이

영혼이 혼탁하면 관계의 양이 축소됩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오늘날과 같은 사회적 불안과 부족함의 세상 위에

자신에 인생의 뿌리를 내리기가

여간 힘들지 않나이다.

 

우리 자신들은 지난 그 어느 시절보다

관계 속에서 외로움과 고독의 잔을 많이 들이키고 있나이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공동체이나이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하느님께서 함께 서로 사랑하시어

나 자신을 만드셨나이다.

 

그리고 우주 전부와 지구를 만드신

하느님께서도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의

아버지가 아니시나이까?

 

고로 나는 너 없이 살 수 없고

너 또한 나 없이 편안한 숨을 쉴 수가 없나이다.

 

이러한 불가분의 너와 나의 관계가 자꾸만 멀어지고 있으며

하느님 또한 우리의 울타리 밖으로 내쫓고 있는

현대인들의 자기모순이 자신들의 호흡을

빠르고 거칠게 만들어 가고 있나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 옆자리에 있었던

사람과 하느님을 밀쳐내고 반려견을 사랑하는데

온 정성을 쏟고 있나이다.

사실 반려동물들은 사람의 친구나 이웃이 될 수 없나이다.

왜냐하면 나는 영혼이 있고 그네들은 영혼이 없기 때문이나이다.

 

영혼이 가진 자만이 하느님의 자녀이며

친구가 될 수 있나이다.

 

현대인들의 욕심과 탐욕은 모든 주변 환경이

본인 중심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며

나아가 강요하기까지 하나이다.

 

뿌리가 하나인 식물이 제대로 자랄 수 없듯이

본인 중심의 인생은 작은 열매 하나도 맺기 어려우나이다.

 

나의 주변에 진정한 이웃을 만들어야 하나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사랑해야 하나이다.

 

우리 태양계의 행성들도

너무나 정확한 거리 유지를 하고 있어서

지구에 내가 존재할 수 있나이다.

 

또한 자동차의 안전 간격 규칙이 있나이다.

너무 가깝게 달리면 작은 변화에도

쉽게 충돌하기 때문이나이다.

 

이웃 없는 나 혼자만의 삶 속에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지 않나이다.

 

왜냐하면 “둘 이상 있는 곳에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기 때문이나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이 지상의 모든 생명체

그리고 우주의 모든 행성과 은하계들도

결코 홀로 존재할 수가 없나이다.

현재 나 자신이 왜 혼자인지

촛불을 켜고 영혼 깊은 자리에 들어앉아

자신의 존재를 성찰해야 하나이다.

 

내 영혼 안의 안방에 방석을 깔고

그 위에 앉아 두 손을 모은 채

그리스도 예수님의 십자가를 만날 수 있어야 하나이다.

 

지구가 태양을 따라 돌 듯이

내가 주님을 따라 돌아야 하고

태양계인 우리는 모두 또한

가장 가까운 은하계를 따라 돌고 있나이다.

 

이렇듯이 작은 중력의 별은 더 큰 중력의 행성을 따라 돌고

이 행성들의 집합체는 더 큰 중력을 가진 행성들의 집합체인

은하계를 따라 돌아가나이다.

 

이런 이치적 논리와 질서에 따라

우주의 행성들과 공동체 행성들 모두는

무한한 중력을 지닌 행성을 따라 돌아가나이다.

 

이 무한한 중력을 지닌 행성이 바로 천국이나이다.

이 천국은 마치 팽이 중심점처럼 시간이 없나이다.

영원하나이다.

 

시간이 없는 천국이 모든 우주의 행성들의

시간을 섭리하고 있나이다.

 

우리는 천국을 가본 적은 없지만

존재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하나이다.

 

왜냐하면 천국 행성이 없으면

우주는 무질서와 혼돈으로 충돌과 파괴로

무서운 상황을 연출하고야 말 것이나이다.

 

참으로 진실하신 님이시여,

혼자 있지 마시고

혼자 생각에 잠기지 마시고

혼자 행동에 만족하지 마시고

조금은 어렵더라도 내 이웃을 맞이해야 하나이다.

 

이웃이 없는 나에게는 하느님께서도

함께 하시질 않나이다.

 

홀로 존재하는 것이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오늘날의 세상에서 우주같이 넓은 자신의 영혼을

구슬 크기만 한 영혼으로 작게 만들지 마옵소서.

 

오늘날 교회를 떠나는 많은 신자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먼지만 쌓이고 있나이다.

 

홀로 있으면 죽습니다.

홀로 있으면 천국을 차지할 수가 없습니다.

홀로 있으면 하느님을 잃습니다.

 

홀로 있으면 인생의 맛이 없습니다.

홀로 있으면 우울증이 걸리기 쉽습니다.

 

이웃과 나 그리고 하느님과

함께 손잡고 우주를 거닐어 보시면 얼마나 좋으시겠나이까?

 

모든 것이 다 보이며 모든 것이 다 들리며

천국의 바람까지 마실 수 있나이다.

 

올 한해도 부디 주님 안에서 평안하시고

기쁜 하루하루 되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리겠습니다.

 

2024년 2월

들꽃마을 최영배 비오 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