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2023년 6월
- 화분에 물 빠지는 홈이 없다면 화초가 썩듯이
참회와 감사의 배출구가 없다면
내 영혼도 썩습니다. -
사랑의 님이시여,
경제적으로나 기후적으로 우리 모두는
매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었나이다.
국가 간의 이기심 때문에 교류와 소통의 부족으로
경제는 나락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으며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기후 온난화가
우리의 존재를 위협하고 있나이다.
심한 황사바람처럼 미래의 태양이
희미하게 빛이 바래고 있으며
얇아진 지갑을 만지작거리면서
존립과 생존의 걱정으로
하얀 머리카락이 늘어만 가고 있나이다.
진실하신 님이시여,
얼마나 힘드시고 불안하시나이까?
오늘날의 세상을 풀어갈 방정식을
어느 과학자나 어느 목자들도 내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나이다.
그러나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된다.”하였듯이
오늘날의 혼돈과 혼란 속에서도 마음과 정신
그리고 영혼의 기강만 반듯하게 세우면
우리는 견딜 수 있고 또한 극복할 수 있나이다.
첫째, 지구에서 우주를 보지 말고
우주에서 지구를 볼 수 있어야 하나이다.
지구에서 우주를 보면 우주의 무수한 행성과 은하계들이
모두 지구의 종처럼 보이지만, 우주에서 지구를 보게 되면
지구는 한 털의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나이다.
다시 말씀드리면 내편에서 하느님을 마주하지 말고
하느님 편에서 나를 보아야 하나이다.
그러면 우리는 자신의 초라함과 부족함
그리고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위대함을
동시에 발견하게 되나이다.
우리가 이렇듯이 관계 속에서 원래의 자세로 되돌아간다면
우리 존재의 화분에 적절한 구멍을 만들어 내게 되나이다.
둘째, 이제 부터 우리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고 인식하고 만질 수 있게 되어야 하나이다.
그러면 뜨거운 눈물이 영혼의 눈을 통하여 한없이 흘러내려 나의 존재의 이끼들을 다 거두어 하수구 구멍으로
밀어 넣을 것이나이다.
수십 년 쌓이었던 미움이 용서로 바뀌고
증오가 포옹으로 변화되며
미움이 사랑으로 바뀔 것이나이다.
우리가 이런 영혼의 소유자라면
물질적 부족함이 감사로 느껴질 것이며
격해지는 온난화의 공격도 두 손을 모으면
모두 막아설 수 있게 되나이다.
이 지구와 다중우주 전체는
모두 사랑이라는 삼위일체의 구조와 원리 속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영원히 살아 움직이고 있나이다.
우주의 힘이 나와 함께 하는데
무엇이 두려우며 뒤로 물러설 일이 생기게 되겠나이까?
이 모두를 창조하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나를 안고 계신데
토네이도의 무서운 회초리 바람, 화산폭발의 뜨거운 용암
땅이 갈라지고 건물이 무너지는 지진, 홍수가 집을 쓸어가고
뜨거운 뙤약볕과 메마른 가뭄등이
더 이상 나의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없나이다.
지금 하느님 아버지의 포근한 사랑의 품을
느끼고 계시나이까?
그렇지 않으면 지금 당장 십자가 고상 앞에
촛불을 켜시고 무릎을 꿇으시면
냉한 바람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공기로
바뀜을 체험하시게 되나이다.
용기를 내셔야 하나이다.
이 땅에서부터 천국을 만드셔야 하나이다.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셔야 하나이다.”
셋째, 주님께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삼위일
체진리)을 믿어라.”고 지금도 외치고 계시나이다.
회개와 믿음의 출발점은
먼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나이다.
자신을 받아들이고 소화시키는 사람은
화분에 예쁜 꽃을 피워서
이웃집 사람들이 달려와 나를 보고 웃으면서
안아줄 것이나이다.
나 자신의 특성, 부족함, 내가 속한 환경을
소화시키고 능히 극복 할 수 있는 사람은
하느님 아버지께서 만드신
하늘의 모든 별들을 신하로 만들 수 있나이다.
이 신하들이 주인님의 명을 받들어
님을 보호하고 사랑하며 존경하게 되나이다.
넷째, 지구를 포함한 우주의 모든 존재는
사랑의 진리로 엮여 있나이다.
내가 사랑이면 하느님의 손을 잡으시고
현재 님의 환경에 저녁식사에 초대하소서.
그러면 하느님 아버지께서 흔쾌히 님의 누추한 안방에
함께 자리 하실 것이나이다.
우주의 모든 별들과 존재들은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인간이 사는 지구를 위해서 존재하고 있나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나를 위해서 존재하고 움직이고 있나이다.
하느님이신 예수님 또한 지구를 위해서 희생되셨나이다.
지구를 포함한 우주의 모든 존재가 사라질지라도
사랑은 영원히 남아있나이다.
언제나 하느님 아버지와 하나 되시어
어떠한 상황 안에서도 기뻐하시고 감사하소서.
어미닭이 병아리들을 품듯이
하느님 아버지께서 님을 품고 계시나이다.
자존심을 내려놓으시어 하느님 아버지께서 앉으실
방석으로 내어 드리소서.
언제나 고맙고 감사드리나이다.
2023년 6월
들꽃마을 최비오 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