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2023년 2월)
하늘의 새와 산의 나무들도
다함께 어울려서 사는데
사람은 왜 자신만을 위해서 살아가는가?
사랑의 님이시여,
언제부터인가 이 세상 사람들은 공동체에서
개인 위주로 구조적 관계가 바뀌어 가고 있나이다.
하느님께서도 성부•성자•성령의 공동체성을 지니고 계시면서
지니고 계신 창조성으로 사람을 만드셨나이다.
하느님께서 나온 사람 또한
분명 공동체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날이 넘어갈수록 왜 혼자가 되려고 애쓰는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나이다.
젊은 사람들은 결혼을 기피하고
어느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음을 구속이라 생각하면서
이제는 공동체성을 지니신 하느님 아버지마저 떠나고 있나이다.
이제 인간들은 육신적이고 정신적인 본능을 넘어서
영혼의 본능관계인 하느님과도 등을 돌린 채
오직 개인의 안위와 편안함
그리고 풍요에만 집착을 하고 있나이다.
이러한 홀로주의는 자신을 망가뜨릴 뿐만 아니라
하느님 권위마저 무시하고 공격하는 행위가 되어버렸나이다.
가정 안의 혈연적인 관계도
능력이 부족하거나 부담스러우면
추운 아스팔트 위로 넌지시 밀어내는
오늘의 세상이나이다.
오늘날의 지구촌의 각 국가 관계 또한 마찬가지이나이다.
세계에서 최강국인 미국마저도 중국을 욕하면서도
중국의 이기주의와 탐욕을 따라가고 있으며
세계의 경찰국가에서 반대의 집단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나이다.
이러한 인간존재의 공동체성을 무시하는 미국은
앞으로 더욱 약해져 덩치만 큰 코끼리가 되어가고 있나이다.
이제 빈곤한 국가들은 생존의 문턱에서
빈 하늘만 쳐다보면서 힘없는 두 다리로
우주보다 귀하고 큰 자신의 존재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나이다.
이러한 세상의 문제들은
개인과 개인, 단체와 단체, 그리고 국가와 국가 간의
소통의 부족함에서 오는 부정적 현상들이나이다.
여기에 더해 상상을 능가하는 각종 재해의 악순환은
앞으로 더 깊고 크게 확대될 것이며
세상은 그야말로 이기주의의 극대화로
생존과 탐욕을 채우기 위해
크고 작은 전쟁까지 겹치고 있나이다.
참으로 진실하신 님이시여,
우리 모두 인간의 한계를 겸손히 인식하고 시인하면서
하느님을 다시 찾아야 하나이다.
수천 마리의 철새 떼들도 부딪힘 없이
하늘을 자유롭게 나르며
우주의 수많은 별들도 서로 마주치는 일 없이
평화로운 질서 속에서
하느님 아버지를 찬양하고 있나이다.
홀로 있으면 재물과 정신적 평화
만족과 쾌락 등이 자꾸 말라가는 것을
사람들은 왜 모르는지 너무나 안타까우나이다.
하느님과 재물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면
주머니를 조금 비우시고
나의 존재의 공동체성을 키우셔야 하나이다.
나의 존재와 인생의 완성은 사회적 성공이 아니라
내 존재의 공동체성을 활성화하는 것이나이다.
우리는 달력을 넘길수록 더 힘들고 아픈 나날들이
기다리고 있나이다.
부디 내 이웃의 손을 잡으셔야 하나이다.
먼저 가족의 손을 놓지 마시고 나아가
또 다른 한 손으로 이웃의 손을 잡으셔야 하나이다.
그러면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어 전지전능하심과
영원한 사랑으로 나 자신을 품으시어
나의 긴 인생의 장애물을
말끔히 치워 주실 것이나이다.
사랑하는 님이시여,
지금도 많이 힘드시지요?
앞으로도 더 많이 힘드실 것이나이다.
하지만 가난한 이웃들의 손을
오랫동안 붙잡고 계시는 님의 삶에
하느님 아버지가 함께 계시기 때문에
모든 근심 걱정 내려놓으시고 폭풍이 몰아치는
세상인심의 들판 한가운데에서도
작은 미소 머금은 채 소중한 평화를
누리시리라 생각하나이다.
지진이 그 어느 때 보다 빈번하게
여기저기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모두 사라진 듯한 ‘코로나19’도
또다시 강한 힘으로 우리를 덮치리라 예상되나이다.
부디 우주보다 큰 품을 지니신
하느님의 품 안으로 피신하셔서
하느님에 대한 두려움과 사랑을
느끼시기를 간절히 청하나이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2023년 2월
들꽃마을 최영배 비오 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