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배 신부님 묵상카드
2022년 10월 묵상카드

단상 (202210)

 

인간존재의 주체는 영혼이며

육은 영혼의 아주 작은 부분입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현대의 과학과 기술 그리고 의학은

한없이 발전을 거듭해 가면서도

이는 모두 영혼이 아니라 육의 안전과 건강

편안함과 즐거움을 목적으로 하고 있나이다.

 

인간은 영혼의 행복보다 육의 편안함과 즐거움이 먼저이며

본능적인 영역이 의지적인 광활함보다 가깝나이다.

 

사실 우리의 육은 흙으로 빚어 만들어진 물질이나이다.

 

물질이기 때문에 변화가 일어나고

변화가운데 시간이 책정되며

처음과 끝이 뚜렷하나이다.

 

하지만 사람의 영혼은

하느님의 숨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분의 영원성의 속성을 반드시 지니고 있나이다.

 

다시 말씀 드리자면 하느님 DNA의 영원성을

인간의 영혼이 가지고 있다는 뜻이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80년의 시간 속에 머무르는 육에 본인의 인생을 걸고

모든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나이다.

 

하느님의 모상을 지닌 인간의 존재가

80년의 수명만 지니게 된다면

사람들은 왜 갖은 희•노•애•락의 고초를 겪어 가며

굳이 이 험난한 자갈밭 인생을 살아가야 할까요?

정말 허무하기 짝이 없나이다.

 

우리 인간의 삶은 사도신경에도 있듯이

육신의 부활과 영원한 삶을 믿고 의지하며

궁극적으로 살아가야 하나이다.

 

예수님께서는 골고타 언덕에서 처형되시어

사흘 만에 부활하셨나이다.

예수님의 골고타 언덕에서의 십자가 육신은 물질적 육이었으며

돌무덤을 나오실 때 육신은 형상적 육이었나이다.

 

물질적 육과 형상적 육은 모든 면에서 똑같지만

시간적 유한성과 영원성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나이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후 제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시어

“내가 배가 고프니 잡은 생선을 몇 마리 가져와

불에 구워먹자.”하시었나이다.

 

이러한 모습은 물질적 육과 형상적 육의 모습과 활동이

거의 같다는 것을 의미하나이다.

 

따라서 우리도 물질적 육의 수명이 다 되어 죽음을 맞이하면

우리의 육은 부활하신 예수님의 형상적 육으로 부활할 것이며

형상적 육은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본래의 나의 모습으로

영원히 존재하게 되나이다.

 

참으로 진실하신 님이시여,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는 다중우주 속에서

참으로 유한하며 한 털의 먼지와 같나이다.

 

이 좁은 공간에 무한한 영혼을 가두어 두지 마시고

계속 팽창하고 있는 무한에 가까운 넓은 우주로

영혼의 눈과 발걸음의 방향을 바꾸소서.

무엇이 우리 자신을 이렇게 짧은 시간 속에 가두어 두었으며

또한 그 무엇이 아름답고 고귀한 자유 의지를

재물사슬에 묶어 두었나이까?

 

왜 우리는 스스로가 크고 작은 APT 교도소에

죄수번호를 현관문에 새겨 둔 채 살으려 하나이까?

 

육안으로 하늘을 보면 구름과 별을 보지만

영안으로 하늘을 보면 영원하신 하느님을 뵐 수가 있나이다.

 

이제 우리는 지구라는 작은 행성에서

우주의 중심인 천국행성으로 떠날 준비를 해야 하나이다.

 

참으로 우리가 무한한 영혼을

주체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통하여 꾸며 가신다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모든 것이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나이다.

 

내 영혼이 안전하고 단정하게 꾸며져 있으면

나의 육신 또한 매우 건강할 것이오며

나의 재물 또한 잘 정리해서 쌓아 둘 것도 많으나이다.

 

침침하던 눈도 먼 산을 보고나면

가까운 물건이 더 잘 보이듯이

하늘을 자주 쳐다보고 난 후 하루를 지내다 보면

모든 일이 자연스레 풀려가는 것을 체험할 수 있나이다.

 

우리가 그렇게 갈망하고 그리는 천국행성은

우주에서 무한한 중력을 지닌 행성이며

수많은 해와 달 그리고 별들 모두는

천국 행성을 따라 돌면서 움직이고 있으며

또한 살아 있나이다.

그리고 이 모든 활동을 주관하시고 섭리하시는

하느님 또한 반드시 살아 계시나이다.

 

그러하오니 우리는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감사하며 기뻐하고 사랑해야 하나이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작은 별인 저희들을

사랑의 망원경으로 찾아내시어

함께 손잡고 천국까지 인도해 주시는

사랑의 님에게 진정한 감사의 미소와 기도를 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2022년 10월

들꽃마을 최영배 비오 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