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2022년 7월)
한국 소나무는 서로 비켜 주면서 자라지만
왜송은 옆에 나무는 생각해 주지 않고
혼자 공간을 다 차지하면서 커갑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우리 민족은 서로가 서로를 사랑할 줄 아나이다.
한민족 나무의 으뜸인 소나무는
굵은 나무의 기둥이 꾸불꾸불하나이다.
옆에 소나무 또한 그러하나이다.
그래서 햇빛의 따사로움이 그 공간을 비집고 들어와
이름 모를 들꽃들을 살아가게 하나이다.
그러나 일본 소나무는 이웃나무들을 모두 무시한 채
위와 옆의 공간을 혼자 차지하여
옆의 나무들의 기둥을 매우 가늘게 만드나이다.
그 소나무 밑에는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생명체들이
제대로 살아 갈 수 없나이다.
우리 사회가 예전 같지는 않다하더라도
함께 더불어 살면서 행복하자는 홍익인간의 DNA는
한민족 모두가 지금까지 지니고 있나이다.
온난화의 빠른 진행으로 지구의 존망이 서산에 걸려있고
세계적인 경제공황의 위기의 바람이
창틀사이로 세차게 들어온다 하더라도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마음만 잃지 않으면
우리의 영혼은 언제나 따뜻하고
포근할 것이나이다.
우리의 세상이 하느님을 멀리한 채
자꾸만 재물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지만
이 재물이 그 사람의 권위와 외모는 풍요로울지 모르오나
사랑이 풍부한 가난한 우리들보다
행복하지는 않을 것이나이다.
높은 산의 눈이 모두 녹으면 강이 사라지듯이
가난한이 들의 추위와 외로움 같은
하얀 영혼이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면
부유한 사람들 또한
풍요로움은 없지 않겠나이까?
참으로 사랑하는 님이시여,
홀로 있는 것보다 고통스러운 병은 없나이다.
모든 존재는 홀로 있을 수 없으며 살아갈 수도 없나이다.
그래서 행복하고 평화롭기 위해서 우리는 항상
그 누군가와 함께 있어야 하나이다.
비가 하늘에서 내려와 땅을 적시듯이
가난하고 부족한 사람들은 자주 만나시어
그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적시시고
님 또한 뭉클한 물을 가슴의 샘에서 퍼 올리소서.
“너희에게 새 계명을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은 지구와 온 우주의 유일한 진리이며
섭리인 동시에 힘이나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언제나
이렇게 해야만 하나이다.
미움을 사랑으로 극복하소서.
질투를 우정으로 감싸 안으소서.
노인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긴 횡단보도를 부축하면서 건너소서.
오른뺨을 때리면 그냥 고개를 숙이소서.
동전을 달라하면 천 원짜리 지폐를 건네소서.
남보다 빨리 차를 몰아 봐도
정체구간에서 다시 만나게 되나이다.
만에 하나 내가 몹쓸 병이 걸려 누워있으면
내가 만났던 약하고 가난한 이들이
두 손을 모아 촛불을 켤 것이나이다.
혼자 배부른 것보다 조금 배고픈 것이
훨씬 낫나이다.
혼자 외제차를 타고 달리는 것보다
여러 명이 봉고차 안에서 웃으면서
노래하는 것이 훨씬 행복하나이다.
높은 산의 하얀 눈이 많이 녹아내리고 있나이다.
강도 사라지고 들판의 곡식도 말라가며
길가에 하얀 먼지만 회오리바람처럼
나를 감싸 안을지 모르나이다.
경제가 끝이 없이 추락할 듯 하나이다.
몸에 피가 모자라 죽는 것이 아니라
돌지 않아서 죽는 것처럼
우리는 이제 서로 사랑하지 않으며
서로 돌고 있지 않으며
주고받지 않나이다.
먹는 것이 모자라 굶는 것이 아니고
농사를 짓지 못해 허기지나이다.
옛날에는 마음이 말라 갔지만
요즈음은 영혼의 샘이 마르는 듯 하나이다.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부나이다.”
성령은 사랑의 바람이나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랑의 바람은
비좁은 골목길을 따라
외롭고 슬픈 이들에게 몰려갈 것이나이다.
내가 무엇을 가지고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얼마나 가난하고 행복한지를 먼저 살피소서.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미래를 세울 능력도 없고
누구를 욕하거나 흉을 볼 여유도 없나이다.
그리고 지난날을 따지고 화를 낼 시간도 없으며
언제나 항상 현재이며 오늘 뿐이나이다.
이들이 진정 “마음이 가난한 자 행복하다.”
나중에 이들은 영원히 웃게 될 것이나이다.
한민족의 DNA는 이웃을 생각하고 사랑할 줄 아는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독특한 민족이나이다.
이렇게 함께 노력하면
우리가 하느님의 선민으로 선택받을 것이나이다.
아니 저는 이미 받았다고 생각하나이다.
모든 사람이 나를 보고 빈정거려도
하느님께서 나를 보고 웃고 계시나이다.
참으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2022년 7월
들꽃마을 최영배 비오 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