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고통은 영혼을 정화시키지만
미워하는 고통은 질병을 만듭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우리가 사는 지구를 책상위에 올려놓고 보면
세상 여기저기에서 화산의 붉은 용암과
희뿌연 화산재가 뿜어져 나오고 있으며
우리가 쉼 없이 들어 마시는 공기조차
유해한 바이러스 때문에
안심하고 호흡하기도 불안하나이다.
또한 우리가 가까이 매일 만나는 사람들조차
‘바이러스 감염자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 속에서
마주앉게 되는 불안한 시간들이 흘러가고 있나이다.
참으로 많이 힘들고 어려우시죠?
사람에게서 가장 갑갑한 일은 소통의 부족함이나이다.
모든 것이 흐르지 않고 마치 멈춰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시간들이나이다.
세상은 사람을 자꾸 혼자 있게 만들어 가고 있나이다.
이 세상과 우주에 홀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나이다.
우주의 집합체와도 같은 인간은 더욱 그러 하나이다.
모든 존재는 보이지 않는 그 무엇에 의해
관계 속에 놓여 있으며
저마다의 고유한 존재의 의미와 목적을 지니고 있나이다.
관계는 모든 존재들의 필연적인 탯줄 같은 것이나이다.
홀로 있게 되면 영혼이 메말라가나이다.
이렇게 세월이 흘러가면
각종 정신질환에 시달리게 되나이다.
그러하오니 어떠한 힘든 상황이 지속되더라도
사람의 관계를 이어가셔야 하나이다.
관계 중에 가장 힘든 경우가 사람과의 관계이나이다.
어떤 사람은 기쁨과 행복을 주는 사람도 있지만
또 다른 경우에는 에베레스트 산 보다
더 넘기 힘든 사람도 만나게 되나이다.
우리가 계절의 바뀜을 피할 수 없듯이
정말 참기 힘든 사람도 똑 같이 함께해야 하나이다.
거대한 태풍이 바다 밑바닥까지 휘저어
바다를 정화시키듯이 편한 사람보다
오히려 어려운 사람과의 관계를 통하여
내 영혼 밑바닥까지 깨끗하게 청소하는
기회를 피하지 않으면 참으로 좋겠나이다.
산의 들꽃이나 나무들도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받아들여
인간에게 한없는 유익을 선사하나이다.
하물며 만물의 으뜸인 인간이
또 다른 이들에게 유익함이 되지 못한다면
공기를 들어 마실 자격조차 없지 않겠나이까?
80년 생애를 사는 동안 모든 이의 유익한 존재로
지신을 바꾸어가야 하나이다.
인간은 선성과 악성으로 이루어진 이중적 존재이나이다.
나에게 있어 악성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견되며
그 발견된 악성은 나에게 심한 상처와 고통을 일으키나이다.
만약 우리가 선택적인 인간관계만 한다면
나의 악성은 영원히 제거되지 못한 채
다시 땅속으로 묻히게 되나이다.
이러한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불행하나이다.
왜냐하면 지구 자체가 빠르게 자전하면서
결국 자신의 선성과 악성을 뒤섞어 놓을 것이기 때문이나이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자신의 악성이나이다.
내 영혼 속에 악성이 다 제거되고 나면
나는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웃을 수 있나이다.
님께서는 언제나 행복하셨으면 좋겠나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이 나의 악성을 뒤집어 놓을 때
악성 자체가 고통임을 인정하면
행복한 오솔길을 산책할 수 있나이다.
그렇지 않고 나의 불행은 너 때문이라고 고집하면
불행은 숨이 끝날 때 까지 나의 목을 조를 것이나이다.
내 영혼에 악성이 없으면 뺨을 맞아도 분하지 않으며
욕을 먹어도 농담으로 들리나이다.
내 영혼이 참으로 밑바닥까지 맑으면
내 인생의 폭풍은 결코 불지 않나이다.
참으로 겸손하신 님이시여,
사람은 참으로 힘들면서도 사랑스럽나이다.
감당하기 쉬운 것부터 시작하시면 되나이다.
첫째, 나무는 오래된 가지들을 정리하면서 성장하나이다.
우리도 과거를 깔끔히 용서하고 회개하면서
미래로 커가야 하나이다.
둘째, 화가 치밀어 오를 때 큰 나무그늘에 앉아
머리에 것들을 가슴으로 가라앉히는 시간을
반드시 가지셔야 하나이다.
그러면 진정으로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를
식별하는 분별력이 생기나이다.
셋째, 남을 탓하는 시간을 줄이고
자신의 내면을 찾아나서는 시간을 늘리셔야 하나이다.
그러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만나게 되나이다.
이 순간 잃어버린 반지를 다시 찾은 기쁨을 맛보게 되나이다.
넷째, 사람을 윤리 도덕적으로 평가하지 마시고
사랑의 잣대로 저울질 하셔야 하나이다.
잘못은 그 사람의 부분이고 존재는 그 사람의 전부이나이다.
다섯째, 자신의 악성이 드러남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나이다.
드러나는 것은 일부이고 드러나지 않은 것이 전부이나이다.
참으로 사랑하는 님이시여,
정말 힘드시지요!
그러나 가난한 이들을 살피시는 그 깨끗한 영혼으로
모든 사람을 뛰어넘으소서.
그러면 우주의 수많은 별들이 님의 품안에서
24시간 반짝거릴 것이나이다.
언제나 행복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꼭 님의 생애를 완성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21년 5월
들꽃마을 최영배 비오 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