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배 신부님 묵상카드
2020년 8월 묵상카드

인간의 능력은 촛불을 입으로 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인간의 교만으로 태양의 불을 끌 수는 없습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출생의 신비와
성장의 질서와 순리 그리고 가치
나아가, 마지막 죽음의 의미조차 모른 채
또 다른 생명체들처럼 삶을 마감하나이다.
우리는 우주 속의 한 털의 먼지 같은 지구에 머무르면서
갖은 시기와 질투, 욕심과 아집, 교만과 독선
마치 무수한 하늘의 별들 없이도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

또한, 절대자의 섭리 없이 얼마든지 인간들끼리 언제까지나
살아갈 수 있는 양 끝없는 착각과 오만의 사슬에 스스로 묶이어
노예와 같은 삶을 이어가고 있나이다.

가까운 지구가 속해 있는 태양계 안에서만 보더라도
달이 없어도 지구는 존재할 수 없고 목성이 없어도 존재할 수 없으며,
더더구나 태양 없이도 살아남을 수 없음이 자명한 사실인데
무한에 가까운 하늘 우주의 별들과 섭리를 무시한 채
지구 스스로 살아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 착각의 늪에 빠져 있나이다.

사실 과학이 엄청나게 발전하여
우리는 우주의 아주 먼 곳까지 훑어보고 있지만,
지구와 유사한 수많은 태양계 중에서조차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과학이나이다.

과학자들은 지구에 ‘생명체’가 사는 것,
아니 ‘인간’들이 사는 것은 참으로 행운이라 하나이다.
참으로 아이러니 하게도 과학자들이 완벽한 논리와 합리성을 벗어난
이러한 결론을 내는 것은 그들 자신의 모순이며 한계이나이다.
지구에 생명체가 사는 것은 마치 동전 1천억 개를 던져서
딱 한 개의 동전만 거북선 그림이 나오는 것과 같은
불가능한 우주적 설계이나이다.

자본주의 시장의 원리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굴러가듯이
멀티 유니버스 속의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별들의 움직임 또한
절대자의 보이지 않는 섭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나이다.

사실 자신의 현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알고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겸손이나이다.
우리 각자가 스스로 자신들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무한한 우주의 별들의 존재의미와 섭리의 놀라움과 감사를 느끼게 되나이다.
인간이 스스로를 지혜롭게 깨우칠 수 있는 방법은
우리의 인생 속에 다 숨어 잇나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자연의 일정한 순환 안에서
우리는 얼마든지 우주의 힘과 이치를 알아낼 수 있는 능력이
인간 각자에게 다 주어져 있나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인간의 삶의 자세는 바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선택하거나 바꾸려 들지 말고
주어지는 인생의 희로애락의 환경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소화해내는 일이나이다.

그럼으로써 인간은 자아를 완성할 수 있나이다.
사실 우주의 수많은 별들을 지구의 작은 생명체를 보호하기 위해
스파르타식 보초를 서고 있나이다.

하지만 인간들의 탐욕은 하나뿐인 생명체인
지구를 빠르게 뜨거운 별로 바꾸어 나가고 있나이다.
바로 온난화 현상이나이다.

이런 속도로 지구가 뜨거운 별로 바뀌다 보면
인간의 능력인 입으로 지구를 식힐 수가 없나이다.
우주의 하나뿐인 절대자의 손가락 반지 같은 지구를
계속 생명체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들은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나이다.
그래서 우리 인간들 자신은 무엇보다 피조물임을 먼저 인식해야 하나이다.

피조물인 인간의 근본적인 인식은
본인들의 능력과 유한성을 깊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나이다.
우리가 이러한 겸허한 자세를 취할 때
우주의 무한한 별들과 태양들은 다시 지구를 향해 미소지을 것이나이다.

무엇보다도 우리 인간이 겸허할 수 있는
중요한 요건은 서로 사랑하는 것이나이다.
진실한 사랑은 모든 악한 감정을 제압할 수 있으며
나아가 모든 우주의 존재들을 나 자신 앞에 무릎 꿇게 할 수 있나이다.

모든 우주의 모든 존재에서 가장 으뜸은 사랑이나이다.
모든 우주의 모든 존재에서 가장 큰 힘은 사랑이나이다.

우주가 지금도 계속 팽창하고 있는 것은 사랑이기 때문이나이다.
왜냐하면 사랑의 속성은 확산, 팽창이기 때문이나이다.

저희 가난한 이들의 손을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꼭 잡고 계시는
님의 사랑은 오늘도 계속 우주 저 멀리 까지 팽창하고 있나이다.
님의 그 작은 사랑의 입김으로 지구의 별을 삭혀 주소서.

이것이 현대인의 의무이며, 인간으로서의 최대의 과제이나이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2020년 8월
들꽃마을 최영배(비오)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