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송홧가루 중 하나가
바다의 작은 바위에
소나무를 만들 듯이
우리의 인생 또한
이렇게 살아가야 합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송홧가루가 바람에 실려 바닷가 작은 바위틈에 자리를 잡았나이다.
송홧가루는 마치 먼지처럼 바람에 쉽게 날려 다니지만
한번 정착하면 한 톨의 먼지가 큰 소나무로 용기 있게 자라나이다.
송홧가루의 하나의 먼지가 바위틈에 내려앉아 쉽게 사라질 것 같지만
해풍과 간간히 내리는 빗방울로 목을 적시면서
조금씩 뿌리를 만들어 강한 바위를 뚫으면서
생명의 힘을 키워가나이다.
바닷가에 놀러 온 사람들이 바닷속 바위의 소나무를 보고
사진도 찍으면서 아름다움과 고귀함의 감탄을 자아내나이다.
우리 모두는 송홧가루처럼 참으로 연약한 존재들이나이다.
하오나, 우리 모두는 바닷바위 위의 소나무처럼
자랑스럽고 고귀한 존재들이나이다.
바다의 거센 바람과 뜨거운 뙤약볕
그리고 작은 빗물들만으로도 티끌과도 같은 나 자신의 존재를
위대하게 성장시킬 수 있나이다.
요즈음의 지구촌은 인간들의 욕심과 탐욕 각종 자연재해와 질병으로
마치 내일이라도 세상이 끝날 것처럼 요동치고 있나이다.
얼마나 많이 힘드시나이까?
얼마나 깊이 아프시나이까?
이토록 자신의 불안과 고민 갈등과 번민들이
자신의 존재를 사슬로 묶어 가더라도
우리는 그 사슬을 푸는 열쇠를 찾아야 하나이다.
모래를 두 손으로 수북이 담아 하늘로 날려 보세요.
그러면 그 수많은 모래 중에 한 알갱이가
새가 되어 하늘을 날 것이나이다.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신다면
바다의 모래알보다 더 많은 우주의 별들 중에서
점하나에 불과한 지구에 고귀한 인간들이
하늘과 땅을 뛰어다니고 날고 있음을
확인하시면 참 좋겠나이다.
우리 인간들은 송홧가루처럼 한없이 연약하면서도
두꺼운 바위를 뚫는 강한 힘의 소유자들임을 잊지 마소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다중우주의 수학 개념을 뛰어넘는
크고 작은 행성들이 무한한 공간 안에서 서로를 연결하여
깊은 고민과 신중한 의논 끝에 만들어진 생명체의 유일한 별이나이다.
그러므로 지구의 작은 행성 안에서 으뜸인 인간 각자에게는
우주의 놀라운 힘과 이치와 섭리의 능력이 함께하고 있나이다.
그래서 나는 참으로 부족하지만 우주같이 크나이다.
나는 참으로 연약하지만 우주의 힘처럼 아주 강하나이다.
나는 참으로 부끄러운 죄인이지만
우주의 사랑과 자비와 용서의 품 안에 있나이다.
그래서 우리는 노인과 아이들 그리고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모이면 마음껏 기뻐하고 웃을 수 있나이다.
참으로 사랑하는 님이시여,
어떠한 상황에서도 힘을 내소서.
이유와 조건과 합리성과 논리성을 과감히 뚫고
대기층을 지나 무한한 우주의 힘의 손을 꼭 잡으소서.
앞으로 세상 전체가
똑같이 더 큰 아픔과 고통, 더 놀라운 투쟁과 갈등 속으로
계속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갈 것이나이다.
여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로 지상과 수많은 행성들이 춤추는 우주를 벗으로 삼아
살아갈 수 있는 지혜이나이다.
정말 지혜로우신 님이시여,
가장 버림받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나와 우주를 연결하는
생존의 열쇠임을 언제 어디서나 마음 안에 간직하소서.
님께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러한 삶을 살아오고 계시나이다.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어떠한 상황에서도 님께서는 기뻐할 자격이 있나이다.
또한 어떠한 역경 앞에서도 용기 있게 웃음을 지을 힘과 의지가
이미 님에게 주어져 있나이다.
작은 지구를 이기지 못하면 무한한 우주를 품을 수 없나이다.
님은 세상과 우주에서 가장 귀하고 소중한 영원함의 존재이시나이다.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2020년 6월
들꽃마을 최영배(비오)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