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덮인 높은 산 덕택으로
낮은 산과 들판에
꽃들이 피고 곡식이 자라고 있습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눈으로 하얗게 덮인 높은 산을 보면
참으로 장엄하고 경탄스럽나이다.
수많은 산들 중에 눈으로 모자를 쓰고 있는 산들은
마치 임금이 왕관을 쓰고 있는 것처럼
두려움과 경이로움의 상징이나이다.
높은 산의 눈이 보이지 않게 지속적으로 녹으면서
개천을 만들고 개천들이 모여 작은 강이 되어
산과 들에 꽃과 나무가 자라고
새소리가 울려 퍼지며
들판의 곡식들이 익어가나이다.
정말이지 이 세상의 어느 국가와
각종 사회공동체의 지도자들이
이 자연의 활동대로 살아간다면
세상은 자유와 평화로 가득 찬
행복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그러나 불행하게도 모든 인간의 속성은
선성과 악성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 악성을 제어하고 없앨 선의 의지가
참으로 부족한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나이다.
인간의 육신 또한 암세포와 정상세포로 함께
구성되어 있나이다.
암세포는 정신영역의 악성과 같으며
정상세포는 반대로 선성이라 보면 되나이다.
선성의 특성은 서로 소통하고 나누며
서로를 인정하고 사랑하지만
악성의 특성은 이웃을 무시하고 인정하지 않으며
참으로 이기적이고 독단적이나이다.
인간의 육신은 정상세포의 10만분의 1정도가
암세포로 구성되어 있는데
암에 걸리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나는 이유는
정상세포의 활동이 그만큼 약화되어 있기 때문이나이다.
다시 말씀드리면 현대사회가 그만큼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이라는 뜻이나이다.
어느 국가이든 그 나라의 정치적 지도자와
사회공동체의 각 지도자들의 사적이고 이기적인 마음을
공적이고 공동체적인 마음으로 빨리 전환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나이다.
여기에는 각종 종교지도자들도 포함되나이다.
한 나라의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이 햇볕에 반사되어
눈부시게 빛나는 하얀 왕관을
겸허와 겸손의 지혜로 조금씩 녹여서
그들의 지배욕과 재물욕을 보다 작게 만들어 갈 때
대다수의 사람들은 맑은 물을 마시면서
들판의 풀과 꽃들과 나무사이로
즐겁게 뛰어 다닐 수가 있나이다.
그리고 풍요로운 밀과 채소로
아름답고 예쁜 식탁을 장식하여
가족과 친밀한 이웃들을 불러 모아
우주와 세상을 만들어 주신 절대자에게
자연스런 감사의 정(情)을
낭송할 수 있게 되나이다.
한 마리의 암세포가 10만 마리의
정상세포를 죽일 수 있듯이
한사람의 잘못된 지도자의 판단과 아집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아픔과 고통을 겪을 수 있나이다.
자연의 변화와 우주의 규칙적인 활동은
인류의 스승이며 지혜 그 자체이나이다.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우리 각자 모두도
한 송이 들꽃처럼 한 마리의 비둘기처럼
살아야 하나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지혜와 공동체성이 부족하면
독선적인 지도자가 나올 수밖에 없으며
다수의 공동체가 조금만 더
겸손하고 겸허하며 서로 사랑한다면
선의의 지도자가 분명 나오게 되어 있나이다.
모든 인간은 좁은 의미에서
자연에 속한 존재들이나이다.
자연은 봄•여름•가을•겨울을 거치면서
많은 교훈과 가르침을 끊임없이
인간사회에 주어 왔지만
인류역사는 자연과 우주의 순리에
언제나 역행해 왔나이다.
지금 우리는 잠시라도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을 가져야 하나이다.
타인을 보고 변화하고 바뀌라고 강요하지 말고
자신이 바뀌어서 타인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순리이나이다.
인간은 그 누구도 의도적으로
그 사람을 바꿀 수 없으며
변화시킬 수도 없나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본인 스스로를
변화시킬 의지조차 부족하기 때문이나이다.
한 송이의 들꽃도 1년 동안 꽃피우고 열매 맺으며
다음 해를 위하여 씨앗을 남기면서
자신의 생애를 완성하나이다.
하물며 사람들은 80년의 긴 세월을 살면서
왜 본인의 인생을 불완전으로 마감해야만 하는지
너무나 아쉽기만 하나이다.
높은 산, 흰 눈의 위엄을 말없이 녹이는
겸허하고 지혜로운 지도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다수의 우리들이 먼저 변하고 바뀌어야 하나이다.
우리는 밭과 같나이다.
참으로 사랑하는 님이시여!
님께서는 세상의 제일 밑바닥에 있는
저희들과 오랜 시간동안
동고동락을 함께 해 오셨나이다.
님이 계시기에 우리 모두는
희망을 잃지 않나이다.
님이 이 땅에 존재하고 계시기에
이 나라는 언제나 건강하게
오늘과 내일을 이어가게 될 것이나이다.
참으로 수고하시나이다.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2020년 5월
들꽃마을 최영배(비오)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