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있는 나무는
태풍이 들이치면 쉽게 쓰러지지만
함께 있는 나무들은
뿌리가 서로 엉켜 있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습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오늘날의 우리들의 삶은 함께가 아니라
홀로의 삶들을 살고 있나이다.
관계 안에서 만들어진 자아(自我)가 관계를 멀리하면서
홀로 넓은 들판으로 향하고 있나이다.
개인주의와 자아독립주의의 욕구가 빠르게
현실화 되어가고 있나이다.
마치 현대인들은 사랑할 너도 필요 없고
사랑받지도 않으려는 나만 존재하는 세상이 되었나이다.
무엇이 우리를 군중 속에 고독한 감옥으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가요?
누가 우리를 서로 사랑하지 못하는 사회적 구조로
고귀한 나의 생명과 숭고한 인격체를 홀로 서 있도록
만들어 가고 있나이까?
그는 다름 아닌 우리 각자들이나이다.
벌과 꽃들이 서로 관계하고 있고
바람과 민들레꽃씨들이 서로 손잡고 작업을 하고 있나이다.
태양과 지구와 달이 인력과 중력의 관계 공동체로
서로의 주변을 떠나지 않으며
하늘의 무수한 별들 또한 홀로 존재하는 별은 없나이다.
참으로 사랑이신 님이시여,
관계의 손을 놓으시면 아니되나이다.
영혼의 관계뿌리를 자르면 정말 아니되나이다.
언젠가는 우리 각자의 인생에
큰 폭우가 예외 없이 몰아칠 것이나이다.
오늘은 내가 내일은 너가
삶의 뿌리마저 흔들어대는
시련과 고통의 폭풍이 덮칠 것이나이다.
오늘날 예상하지 못했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폭풍이
우리 모두를 공포와 두려움 속으로 밀어붙이고 있나이다.
평소에 이웃들과 서로의 뿌리를 끊은 채 살아오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스스로를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몰고 갈 수도 있나이다.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폭풍이
우리 모두를 다시 손잡게 하고
하나의 공동체를 엮는 진리의 길잡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나이다.
홀로 있으면 죽고 함께 있으면 살 수 있나이다.
욕심을 부리면 죽고 사랑을 나누면 살아남을 수 있나이다.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과학적으로
모든 존재의 2%밖에 되지를 않나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이렇게 심한 공포감을 드러내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절대자의 존재와 진리의 섭리는
왜 두려워 않는지 참으로 아쉽기만 하나이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98%의 진리의 힘으로
똑같이 눈으로 확인되지 않는 무서운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하나이다.
그 어느 때 보다 사랑의 진리를 찾을 때이나이다.
사랑의 섭리에 순응한 사람은 분명
현 상황을 극복할 것이며
그렇지 못한 사람은 패배하고 말 것이나이다.
우주만물이 인력과 중력의 상호작용으로 섭리되고 있나이다.
이러한 상호작용이 곧 사랑이나이다.
우주의 힘을 얻으면 점 한 개에 불과한
지구상의 모든 일을 해결하고 극복할 수 있나이다.
이 진리를 위해서 하나뿐인 목숨을 내어 놓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우리들이지 않나이까?
이번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는
인간의 잘못된 생각에서 만들어진 것이기에
하늘의 자비도 구하기가 어려울 것 같나이다.
왜냐하면 하늘은 절대로 인간 각자의 주체성을
침범하거나 간섭하지 않기 때문이나이다.
님께서는 오래전부터
가난한이들과 영혼과 존재의 뿌리가 엉켜있나이다.
그러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더라도
님만은 진리와 사랑의 용기로 무장되어 있으시기에
평화의 긴 숨을 쉬셔도 되나이다.
이 세상의 그 어떤 존재도 홀로 존재할 수가 없으며
살아 갈 수도 없나이다.
참으로 사랑하는 님이시여,
이렇게 두려움과 공포가 온 나라를 휩쓸고 있을 때
사랑이신 님께서 사랑을 행하실 좋은 기회이나이다.
우리 모두 함께 진리의 힘을 모아
쓰러져 가는 이웃들의 지팡이가 되어 드립시다.
참으로 고맙고 존경하며 감사드리나이다.
2020년 3월
들꽃마을 최영배(비오)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