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열매를 무르익게 하고
겨울은 나무를 쉬게 합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우리가 사는 세상과 모든 우주적 존재에는
직선이 아니라 모두가 파동, 즉 곡선으로 활동하고 있나이다.
자연의 생명체 세계에도 먹고 먹히고 하면서
먹이사슬의 파동의 순리에 따라 모두가 공존하고 있나이다.
주식시장의 지표가 파동으로 곡선을 그리면서
환희와 실망을 안겨주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번갈아 파동을 이어가며
우리의 인생과 함께 하나이다.
심지어 우리 몸의 혈관에 피조차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며
이는 심장 모니터를 통하여 쉽게 확인되나이다.
이 파동이 모든 존재의 기본법칙이며 이치이기에
우리 인생은 이 이치에 얼마나 적응하느냐에 따라
완성과 실패의 결과를 얻게 되나이다.
자연과 우주의 순리에 기꺼이 적응하는 것이
가장 고귀한 의지적 용기이나이다.
지구는 우주에서 보면 작은 점하나에 불과하며
80년의 우리의 인생 또한 지구의 역사 속에 순간일 뿐이나이다.
우리는 이 작고 짧은 시간동안 자신의 인생들을
완성으로 발전시켜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나이다.
그러나 인간은 선과 악의 이중적 존재로서
자신의 삶을 기회주의적이고 선택적이며 기호적으로
하루하루를 메꾸어 가고 있나이다.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완성하기 위해 출생하나이다.
하나의 점 같은 지구가 우주를 움직일 수 없듯이
하루와도 같은 짧은 인생이
수십억 년의 지구의 역사적 시간들과 이치를 능가할 수가 없나이다.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진정으로 자신의 인생을 완성하여 땅 속에 누워 평안한 행복을
영원히 누릴 수 있으려면 자연과 우주의 이치에 순응하는 것 외에
또 다른 방법이 존재하지 않음을 잊지 마소서.
우리는 파동의 꼭대기와 제일 밑바닥의 곡선에까지
쉼 없이 오르락내리락 해야 하나이다.
혹자는 절대자에게 이렇게 기도하기도 하더이다.
“저는 많은 재물을 바라지도 않고, 사회적 권력이나 인기와 명예도 그다지 바라지 않나이다. 그냥 조금은 아쉽더라도,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무탈하게 지내기를 바랄 뿐입니다.”라고 겸손한 자세를 취해가나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심장모니터가 곡선을 그리다가
직선으로 바뀌면 의사는 사망진단을 내리게 되나이다.
따라서 각자의 삶속에서 직선이란 곧 죽음을 의미하며
곡선을 따라 위아래로 숨이 차도록 힘들어 하는 오늘이
곧 살아 있을 수 있는 유일한 여건이나이다.
순응의 님이시여,
내면의 선악을 뒤섞으면서 고통스러워하지 마시고
주어지는 삶에 먼저 만족하소서.
힘들 때는 우시고 기쁠 때는 마음껏 웃으소서.
부족할 때는 작은 것으로 하루를 넘기시고
풍족할 때에는 풍선을 손에 들고 넓은 들판을 마음껏 뛰어 다니소서.
건강이 좋지 않으면 병실에 누워 책을 읽으시고
건강이 좋아지면 부지런히 일터에서 땀을 흘리소서.
이별할 때는 마음속으로 우시고 만날 때에는 온 마음으로 포옹하소서.
과실나무들도 여름의 뜨거운 뙤약볕에서 자신의 열매를 키우듯이
어려울 때 일수록 본인의 영혼과 마음을 풍성하게 만드소서.
제일 높은 곳과 제일 낮은 곳을 함께 수용하고 소화시켜내는 사람은
무한한 우주가 하나뿐인 나의 삶과 인생을 향해
격려의 박수를 칠 것이나이다.
우주와 자연의 모든 무생물적인 무한한 존재들은
결국 하나 뿐인 나의 생명과 나의 삶의 완성을 위해
존재해주고 있으며 끊임없이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나이다.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어떠한 역경이 나의 삶을 힘들게 하더라도
굴복하지 마시고 순리에 맞게 자신의 자존심과 욕심을 버리소서.
인간의 자존심은 본인의 인생을 파멸로 이끌고 가는
열쇠 없는 수갑과 같나이다.
그냥, 만나는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먼저 인정하소서.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어야 하나이다.
그리고 내일을 향해 오늘을 헛되이 보내지 마시고
오늘을 충분히 소화시키고 순응하면서 잠자리에 드소서.
오늘이 모여 내일의 모형이 만들어 지는 것이지,
선악의 이중적 계획으로 내일이 구성되지 않음을 명심하소서.
무엇보다도 자신을 비우고 자연과 우주적 힘과 이치로
존재를 채우소서.
이것이 바로 겸손이나이다.
이 겸손은 거의 무한한 힘이 되어
님의 앞날을 약산의 진달래꽃으로 뿌리게 될 것이나이다.
님이시여,
님께서는 이미 님께서 생의 완성의 8부 능선을 넘고 계시나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내적 완성 없이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이나이다.
여기까지 달려오시느라 고생 많으셨고 수고하셨나이다.
참으로 사랑과 존경드립니다.
2020년 1월
들꽃마을 최영배 비오 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