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배 신부님 묵상카드
2019년 11월 묵상카드

여름은 곡식을 무르익게 하고
겨울은 나무를 쉬게 하듯이
고통은 성숙을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우리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반복 속에서
각자의 인생을 완성하게 되나이다.
우리는 1년 동안 4번 바뀌는 계절을 지나면서
아픔과 성숙 그리고 기쁨과 휴식을 체험하게 되나이다.

이 세상과 우주의 모든 존재는 직선의 움직임이 없나이다.
오직 사이클을 그리는 파동뿐이나이다.
이 파동의 사이클은 성공과 실패, 기쁨과 좌절, 긍정과 부정,
행복과 고통, 만족과 불만 같은 것들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인생 내내 진행되고 있나이다.

만약 나의 인생 속에서 여름과 겨울을 싫어한다면
나의 인생은 완전한 실패의 표창장을 받을 수밖에 없나이다.
삶의 넘을 수 없는 높은 장벽 앞에 좌절하면서
스스로의 생을 의지적으로 마감하는 사람들도 많으나이다.

아무리 착하고 정직하게 살아도 나의 인생의 그래프는
상승의 곡선은 보이지 않은 채 죽음과 같은 수평적 직선으로만
삶을 이어가야 하는 자신을 보면서 고개를 떨군 채
머리를 들 수가 없을 때도 참으로 많나이다.

하오나 님이시여,
그렇게도 쓰라리고 아픈 님의 인생 또한 기쁨과 슬픔,
성공과 실패가 반복되는 사이클이라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아니 되나이다.

더 이상 아파하거나 슬퍼하지 마소서,
낮에는 태양이 님을 여전히 비추고 있으며
밤에는 수많은 별들이 님의 머리 위에서 보초를 서고 있지 않나이까?

지금은 내가 아프지만, 다음날에는 저 사람이 아플 것이나이다.
지금은 내가 고통스럽지만, 또 그 다음날에는 어떠한 그 사람이
고통스러워 할 것이나이다.
반대로 지금은 내가 행복하지만, 그 어느 날에는 저 사람이 행복할 것이며,
지금은 내가 자유로운 의지를 마음껏 행사하고 있지만,
자신도 모르는 내일 중에 그 어느 날에는
그 사람이 교도소의 문을 열고나올 날이 기다리고 있나이다.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아플 때는 아파하소서, 힘들 때는 힘들어 하소서.
내일을 맞이하기 두려우실 때는 소주를 몇 잔 들이키면서
불안한 잠일지라도 억지로 청하소서,

우리가 좌절하거나 고통스럽게 주저앉아
있을 수 없는 이유가 분명히 있나이다.
이것을 모른다는 것은 비겁한 핑계일 뿐이나이다.
주변의 나무와 들꽃, 작은 동물들과 공중의 새들도 불평 없이
자신들의 사이클을 그리는 파동의 삶을 기꺼이 완성하고 있나이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나 자신이 생명의 사이클에서
스스로 튕겨 나간다면 부끄러워서 그 다음 날 같이 살고 있는
예쁜 강아지의 얼굴을 어떻게 마주 하시려나이까?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에게는 참으로 벅찬 선물이 있나이다.
그 선물은 다름 아닌 우주이나이다.
참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는 하나의 우주(Universe)가 아니라
또 다른 우주 19개 더 있는 다중우주(Multiverse)로 존재하고 있나이다.
지구가 속해 있는 우리 우주는
20개의 다중우주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나이다.
하늘의 모든 별(행성, 항성)들이 중력과 인력의 법칙으로
서로의 정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서로 사랑하고 있나이다!

지구는 태양을 떠나 거리를 두고 공전하고 있으며,
태양계 또한 더 큰 중력을 가진 별들의 공동체 주변을
공전하고 있고 이 모두를 합쳐서 하나의 공동체로 가정하면
이 공동체 또한 중력이 더 큰 별들의 공동체 주변을
또다시 공전하면서 “서로 사랑하라”라는
불변의 유일한 법칙이 온 우주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운행시키고 있나이다.
이러한 법칙의 집합체가 우리 우주라면
우리 우주 또한 홀로는 존재 할 수가 없나이다.

따라서 우리의 우주는 우리 우주보다 중력이 더 큰 우주의 주변을
돌고 있으며, 이러한 불변적이고 영원한 유일무이한 법칙이
바로 사랑이나이다.

사랑은 다중우주를 보이지 않는 끈으로 모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연결하고 있으며 존재케 하고 있나이다.
지구가 있는 우리의 우주의 크기는
다중우주에서 제일 큰 우주의 1억분의 1밖에 되지 않나이다.
현재의 과학은 우리 우주의 2% 밖에 관측 가능한 시점에 와있나이다.
참으로 우리 인간은 어쩌면 과학 숭배주의에
모두 빠져 있는 듯 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하나이다.

만에 하나, 이 다중우주 가운데 어느 행성 한 개가
제자리를 이탈하면 20개의 우주 질서가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지는 참사를 맞게 되나이다.

지금 쓴 글은 과학적 토대는 없지만
저 개인의 영감으로 쓴 내용이나이다.
하지만, 사랑의 진리와 이치로 해석했기 때문에
온전히 이러한 현상들이 사실임을 자신하나이다.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짧디짧은 인생을 사시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마소서.
이 다중우주의 무한한 별들과 태양들의 힘이
우리를 향해 있으며, 또한, 우리를 위해 존재해주고 있나이다.

비록 지구는 우리의 우주에서도 위치상 끝자락에 놓여 있지만
이 위치는 다중우주 전체를 볼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자리임을
잊지 말아야 하나이다.
이 모든 우주의 수학적 계산이 안 되는 별들 중에
이 지구에만 생명체가 살며, 절대자를 닮은 인간이 존재하고 있나이다.
‘나’라는 개인은 이 모든 우주에서 하나 밖에 없는 절대적으로
귀한 존재이며 나를 위해서 이 모든 우주가 힘을 모아
나를 향해 박수를 치고 있는데...

힘을 내셔야 하나이다.

이 사회가 나를 제 아무리 힘들게 하고 괴롭히더라도
당당히 우주적 힘으로 과감히 맞서야 하나이다.
우리 각자는 이럴만한 힘과 권리가 주어진 우주의 하나뿐인
임금이기 때문이나이다.
참으로 힘드시면, 나무나 개구리처럼 겨울잠에 드소서.
여름 뙤약볕이 참을 수 없을 만큼 나를 힘들게 하면,
깊은 계곡으로 내려가 흐르는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소서.
그리고 편안하고 행복하소서.

이 모든 우주의 힘과 에너지와 존재가 다 님의 것이나이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님께서는 다중우주처럼 저희들의 가난한 인생들을 위해
존재해 주고 계시나이다.
부디 짧은 인생동안 모든 우주의 제일 윗자리에 앉으소서.
절대자와 나 그리고 버림받은 이웃과 연결되어 있으면
이 모든 이치가 살아 움직여 님의 인생 안으로 들어오게 되나이다.

정말 고맙습니다.

2019년 11월
들꽃마을 최영배(비오)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