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사랑은 본인이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세상에서 가장 힘든 고통은 사랑할 수 없고
사랑 받을 수도 없다는 현실이나이다.
오늘날의 세상은
모두가 자기중심적 개인주의로 치닫고 있기 때문에
더욱 우리 모두는 고통스럽고 고독하기만 하나이다.
부자는 재물로 자신의 허전함을 채우려 하지만
결국 남는 것은 길게 널어진 빈 양주병뿐이나이다.
권력가는 권력을 행사하면서 수직적인 권위와 만족감을 계속 취해가고 있지만
늦은 밤 포장마차에 홀로 앉아 외롭게 소주잔만 비우고 있나이다.
부자와 가난한 자, 권력가와 평민, 건강한 자와 암환자,
노인이나 아이들 모두 사랑이 있으면 웃고 사랑이 없으면 우나이다.
사람은 사랑이나이다.
사람은 사랑으로 커가고 사랑으로 늙어 가나이다.
사랑을 완성시키는 일이 바로 삶을 살아가는 목적이며 의미이며 가치이나이다.
동물은 영혼이 없기 때문에 사랑할 수 없으며, 사람은 영혼이 있기 때문에
의지적 사랑을 할 수가 있나이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이 사랑이며, 가장 어려운 것 또한 사랑이나이다.
사랑은 과연 어떻게 하면 그 진실에 다가설 수 있을까요?
사회공동체의 조직적 수직관계는 서로의 사랑을 위해 주어진 것이나이다.
하지만 저마다의 역할은 달라도 각 사람마다의 존재와 생명의 무게는 똑같나이다.
이 존재와 생명의 무게의 평등성을 기반으로 하면서
수직적 관계 역할의 소통을 한다면 진실한 사랑에 쉽게 도달할 수가 있나이다.
우리가 윤리도덕적으로 잘못된 사람을 욕하고 비난한 뒤,
조용한 시간에 내가 괴로운 것은 인간의 평등성의 양심이
꿈틀대고 있기 때문이나이다.
새는 슬퍼서도 울고 기뻐하면서도 우나이다.
그러나 새소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항상 기쁘게 하나이다.
꽃도 기쁠 때가 있고 힘들 때가 있지만
보는 사람들에게 항상 즐거움만 건네나이다.
하늘의 새처럼 숲속의 들꽃처럼 우리도 서로를 사랑하면 아니 되나이까?
혼자 소리 내어 웃는 사람은 기쁨을 조정할 줄 모르고
혼자 소리 내어 우는 사람은 슬픔을 극복할 줄 모르나이다.
너와 내가 함께 기뻐하고 너와 내가 같이 슬퍼해야
그 과정을 쉽게 정리할 수 있게 되나이다.
참으로 사랑이신 님이시여!
자신이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채
사랑을 열심히 하고 사는 사람은 참사람이며, 참사랑이나이다.
자신이 남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한 채,
이마에 구슬방울을 흘리는 사람 또한 인생의 훌륭한 승리자이나이다.
이러한 사람은 사랑을 하면서도 기뻐하지 않고
희생을 하면서도 슬퍼하지 않나이다.
그 사람의 인생에 폭풍우가 치거나 눈발이 날리어도
그 얼굴은 언제나 평범하나이다.
그러나 그 사람 곁에 있는 사람은 슬퍼서 울고 기뻐서 웃나이다.
그 사람은 사랑자체이기 때문에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슬픔과 기쁨이 그윽한 평화 속에 파묻히게 되나이다.
이웃을 위해서 사랑하고 이웃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의식 못하는 사람은 참으로 행복하나이다.
이 사람은 이미 우주의 태양을 품고 있나이다.
내가 너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희생을 기꺼이 치른다는 것을
의식하는 사람은 참으로 불행하나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신의 과시와 영광을 위한 사랑이지
그 누구를 위한 사람도 아니기 때문이나이다.
가난한 저희들에게 사랑을 건네시면서도
숨어 계시는 님의 사랑은 참으로 진실하나이다.
진정으로 감사와 존경을 드립니다.
2019년 6월
들꽃마을 최영배 비오 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