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보면 높은 산도 낮은 산도 똑같이 평지로 보입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지상에는 높은 산도 있고 낮은 산도 있으며
넓은 평야도 있나이다.
또한 지상에는 깊은 골짜기도 있고 낮은 골짜기도 있으며
넓은 평지도 있나이다.
이 역시 하늘에서 보면 모두가 평지로 보이나이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평지를 좋아하나이다.
평지에다 콩도 심고 채소도 심고 과일나무를 심어서
양식을 구하고 넓은 초지에 양을 풀어 놓아
고기와 옷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나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살면서 가능하면 많이
삶의 평지를 차지하려 하나이다.
하지만 평지에서는 물을 구하기가 쉽지 않나이다.
물은 높은 산의 눈이 녹아 작은 골짜기를 따라 흐르면서
깊은 골짜기로 이어지며 깊은 골짜기를 막아
저수지를 만들어 평야에 풍요한 물을 제공할 수 있게 되나이다.
따라서 우리는 한 생애를 살면서 평지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높은 산과 깊은 골짜기와도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나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높은 산과 깊은 골짜기 같은 사람들과
언제든 마주치게 되나이다.
높은 산과 같은 교만과 거만, 도도함과 아집,
소통의 불능과 독단으로 자신을 철저히 무장한 사람을 만나면
우리는 그 사람을 최선을 다해 넘으려 하지만 중간에 포기하게 되나이다.
또한 깊은 골짜기 같이
영혼 밑바닥 가득히 악성을 지니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그 검고 깊은 악성의 물에 발을 담그기가
여간 힘들지 않음을 자주 체험하게 되나이다.
하지만 님이시여,
사람들은 구태여 높은 산에 터널을 뚫어
자신의 목적을 쉽게 해결하려 하지만
강은 높은 산과 작은 산을 돌고 돌아
결국은 세상에서 가장 넓고 깊은 바다로 향하나이다.
높은 산의 터널을 삽과 곡괭이로 다 뚫을 수 없다면
오히려 강이 되어 시간이 걸리더라도 산을 돌아서 가면 아니 되나이까?
바다는 생명의 출발점이며 성장의 과정이며 완성의 에너지이나이다.
바다는 태양열을 받아 수증기가 되고 수증기는 구름이 되어
지구의 구석구석에 까지 모든 생명체를 먹이고 키우나이다.
우리 각자의 삶의 생명의 호흡이 끝나기 전에
바다에 이르지 못한다면 우리의 인생은 터널 속에 갇히어
빛과 행복과 평화를 잃은 채 한 생애를 마감하게 되나이다.
하오니 님이시여,
이 사람을 욕하거나 저 사람을 불평하지 마시고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나이다.
우리는 우주를 하늘이라 일컫나이다.
세상을 포함한 모든 우주 존재는 사랑이라는 하나의 이치 속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고 있나이다.
다시 말씀드리면 모든 별들이 인력과 중력이라는
물리적 이치를 가지고 서로와 서로를 관계하고 있다는 것이나이다.
아인슈타인은
“어떤 절대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광활한 우주가 어떻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질서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라고 고백했나이다.
그리고 천체 물리학자들의 의견들 중에
“185억 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지구를 향해 화살을 쏜다면 10점 만점에 꽂힐 확률이 100%이다”라는 증언들이 있나이다.
이러한 세계적인 과학자들의 증언을 뒤로 하더라도
인간의 이성과 지성으로서도 얼마든지 이해되고
납득이 가는 진리이나이다.
서로가 주체성(중력)과 인력(상호관계)을 가지고
소통하는 이 현상들을 통틀어 사랑이라 하나이다.
사랑이란 너와 나의 서로의 주체성을 인정하면서
서로를 끌어당기는 이치이나이다.
사랑은 하늘이나이다.
하늘에서 보면 모든 것이 평지로 보이듯이
사랑으로 이웃을 만나면 나와 너의 마당이 넓어져
더 큰 편안과 행복을 맛볼 수 있나이다.
사랑은 비교하지 않나이다.
사랑은 그 사람의 오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나이다.
사랑은 과거를 들추어서 상대를 공격하지 않나이다.
사랑은 그 사람의 미래를 두고 조바심을 내거나 재촉하지 않나이다.
사랑은 조건을 달지 않나이다.
사랑은 이유를 묻지 않나이다.
사랑은 악수를 하지 않고 포옹하나이다.
사랑은 그 사람의 부분을 보지 않고 존재 전체를 보나이다.
사랑은 모든 것의 모든 것을 포용하나이다.
진실한 사랑은 꽃이 자신의 아름다움을 모르듯이 사랑을 행하고 있는 자신을 의식하지 않나이다.
사랑은 홀로 거룩하고 홀로 완전하며 홀로 높으나이다.
사랑이신 님이시여,
지상에 있으면서 하늘의 별들을 벗으로 삼아
살아가고 계시는 님에게 높은 사람 낮은 사람,
높은 산과 낮은 산을 모두 평지로 보시면서
저희들과 함께 살아가시는 님의 인생에
우주의 모든 별들의 빛이
님의 인생을 비추어 주기를 기도드리나이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2019년 1월
들꽃마을 최영배 비오 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