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은 산위에 올라가 아래를 보면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존재로 보입니다 -
사랑의 님이시여,
사람을 평지에서 보면 앞면이나 뒷면 중 한 면만 보이지만
높은 곳에서 그 사람을 보면 존재 전체가 보이나이다.
사람을 마주 보고 있으면 나쁜 사람이나 좋은 사람으로 평가하지만
사람들을 위에서 보면 나와 똑같은 사람으로 보이나이다.
그 사람과 가까이 있으면 죽일 놈, 아니면 살릴 놈으로 판단하지만
위에서 그 사람을 보면 나와 똑같은 고귀한 생명의 소유자임을 알게 되나이다.
우리는 가까이 있는 그 사람을 윤리도덕적 판단으로만
보기 때문에 매우 힘들어하지만 조금만 더 위에서 보면
나와 동등한 인간으로서 그 사람의 변화를
인내로이 기다릴 수 있게 되나이다.
풍선을 입으로 불면 땅바닥에 뒹굴게 되고
수소가스를 넣으면 하늘로 날게 되나이다.
마찬가지로 세상적인 판단이나 생각으로 그 사람을 보면
오히려 내 자신이 괴롭고 힘들어져
땅바닥에서 일어서지 못하게 되나이다.
내입에서 나오는 나의 숨을 허파에서 만들어 내지 마시고
영혼에서 숨을 만들어 세상보다
가벼운 에너지로 풍선을 부셔야 하나이다.
허파는 자연과 소통을 하지만 영혼은 우주와 소통하나이다.
사람의 육신은 물질이지만
영혼은 보이지 않는 인격체이며 주체성 그 자체이나이다.
사람을 머리로 판단하면 박수소리도 나고 손가락질도 하게 되지만
사람을 영혼으로 만나면 가까운 이웃으로 여겨지면서
옳고 그름이 멀리 사라지게 되나이다.
우리가 지구라는 좁은 테두리를 벗어나
무한한 우주공간으로 들어선다면
지구에 있는 모든 사람이 이웃이며 한 형제로 보이게 되나이다.
마치 은하수의 각 별들의 실제 간격은 천문학적 거리지만
은하수 전체를 보면 아주 친한 아름다운 별들의 공동체로
여겨지는 것과 같으나이다.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우리는 80년의 짧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지구의 대기층을 통과하여 무한한 우주의 공간으로 들어서야 하나이다.
사실 과학적으로도 우주선이 지상에서 우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제일 난이도가 높은 곳이 바로 대기층이라 하나이다.
대기층을 통과할 수 있는 기술만 습득 한다면
우리는 지구의 좁은 독방에서 은하수의 별들을 만나
일일이 웃으면서 악수를 하고 평화와 기쁨의 포옹을 할 수 있나이다.
사실 지구의 대기층은 사람으로 치면 자존심과 같나이다.
자존심은 자신을 지켜주기도 하지만
이웃과 소통을 가로막는 철조망 역할도 함께 하고 있나이다.
분명 自存心은 한자어로 풀이하자면
너 없이 혼자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는 교만이나이다.
어찌 나의 존재가 너없이 살아 있을 수 있으며,
사랑하는 나의 자녀가 그 사람 없이 태어 날 수가 있나이까?
분명한 것은 인간은 절대로 홀로 존재할 수가 없다는 것이나이다.
인간의 자존심은 내 존재의 핵심이며 주체인 영혼 안의 악성이나이다.
악성은 공기보다 한없이 무겁기 때문에
세속적이고 이기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반면 선성은 공기보다 한없이 가볍기 때문에
무한한 우주의 공간을 뛰어 다니고 싶어 하나이다.
악성은 마치 암세포와 같아서 받기만 하고
주지는 않는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선성은 반대로 서로 주고받고 하는 사랑의 특성을 가지고 있나이다.
한 마리의 암세포가 10만 마리의 정상세포를 공격하면서
사람을 암으로 죽게 만들듯이, 2차 대전 때 히틀러라는
암적인 한사람이 3,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 가듯이,
암세포의 포악성은 참으로 경악스럽기만 하나이다.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남의 눈에서 티끌을 보고 괴로워하지 마시고
본인 영혼의 악성의 들보를 보고 고통스러워해야 하나이다.
나의 영혼에서 악성이 사라지고 나면
우리는 한없이 높고 넓은 곳에서 너를 보게 되나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바쁜 하루의 24시간을 쪼개어
잠시라도 무릎을 꿇거나 아니면 한적한 오솔길을 걸으면서
자신의 제일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영혼의 악성을 발견해야 하나이다.
악성을 스스로 인정하면 그것은 선성으로 바뀌지만
부정한다면 이웃을 향한 공격적 무기로 쉽게 변하나이다.
악성을 선성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1) 자신의 악성의 존재를 먼저 인정해야 하나이다.
2) 자신의 악성을 들추는 사람을 미워하지 말고 축복으로 받아들여야 하나이다.
3) 악성은 교만이기 때문에 겸손으로 꼭 꼭 싸매야 하나이다.
4) 지난 인생의 무게를 용서로써 가볍게 만들어 오늘의 어려움을 만나야 하나이다.
5) 악성의 공격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반드시 하늘의 무수한 별들을 불러 모아야 하나이다.
6) 악성으로 심히 괴롭고 아플 때 피하지 말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용기와 의지를 가져야 하나이다.
7) 자신의 자존심의 문을 부수고 이웃과 기꺼이 소통해야 하나이다.
악성은 한없이 작고 끝이 있지만 선성은 무한히 크고 영원하나이다.
참으로 사랑하는 님이시여,
자존심을 겸손으로 무릎을 꿇고 이겨 오신 님께서는
그 높은 곳에서 비천한 저희들을 똑같은 사람으로 보고 계시나이다.
지금까지 살아오신 걸음걸음이 힘 빠지지 않도록
저희들이 열심히 기도로서 도우겠나이다.
인생의 승리의 월계관을 쓰실 때
저희들에게도 한번 씌워주시면 참으로 영광스럽겠나이다.
정말이지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존경드리나이다.
2018년 12월
들꽃마을 최영배 비오 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