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배 신부님 묵상카드
2018년 11월 묵상카드

- 인생은 수많은 장애물을 넘어 달리는 허들경기와 같습니다. -

사랑의 님이시여,

사람들은 행복하기 위해서 태어나는데
현실 상황은 이와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우리 각자의 인생을 괴롭히나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기 위해서 돈을 모으고
권력과 명예에 집착하게 되나이다.

사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은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임을 인정한다면
우리 모두의 인생 또한 높고 낮음과
행복과 고통, 기쁨과 시련의 사이클의 무한한 힘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나이다.

국화빵을 파는 아주머니는 웃고 있는데
재벌들의 얼굴은 언제나 굳어 있나이다.
달동네의 가난한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동네 구석구석에서 들려오는데
부유한 아파트촌의 아이들은 밤늦도록
과외공부 하느라 얼굴과 온몸이 지쳐있나이다.
재물로 행복을 찾으면 재물로 고통스러워지며
권력으로 웃음을 찾으면 권력으로 울게 되나이다.

우리 인간들의 인생 전반이 심장 모니터의 사이클처럼 살아있는 한
벗어날 수 없음을 부인할 수 없는 진리임을 지금까지 살아오시면서
충분히 체험해오고 계시지 않나이까?

참으로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 태어났다면
진정으로 행복할 방법은 과연 없을까요?

우리의 삶 전체의 시간 동안 운동장의 장애물을
끊임없이 넘어야 하는, 마치 운명적인 현실 밖에는
또 다른 길이 진정으로 없는 것일까요?

참된 행복의 방법과 길은 분명히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나이다.
인간존재의 주체는 영혼이나이다.
우리 인간의 영혼이 선으로 단순하다면 이 행복을 쉽게 만날 수 있지만,
불행하게도 인간의 영혼은 선성과 악성으로 구성되어 있나이다.

변화 속에서 시간이 만들어지며 변화 속에서 삶의 곡선이 만들어지나이다.
두 가지 이상의 합성물질은 화학적 관점에서 반드시 변화하며
그 끝이 있나이다. 사람의 육신 또한 수많은 화학성분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변하고 부패하며 수명이 결정되나이다.

사람들은 수많은 육신의 합성물질을 연구하여
수명을 연장하려고 애쓰지만,
그것은 참된 행복을 절대 만들어 낼 수 없는
유한한 인간의 몸부림으로밖에 볼 수가 없나이다.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복잡한 육의 합성체보다 선과 악으로 간단하게 구성된 영혼을
선으로 단순화시키는 것이 참으로 지혜로운 선택이나이다.
하나의 원소로 구성된 물질은 그 존재가 참으로 영구적이나이다.
그 대표적인 물질이 바로 금과 다이아몬드이나이다.

모든 것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우리 각자의 영혼의 절대성과 고귀함은
어찌 이 펜 하나로 종이에 옮겨 놓을 수 있겠나이까?
본인의 악성은 영혼 제일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기 때문에
스스로 발견하기가 그리 쉽지 않나이다.
본인의 악성에 대한 발견은 인간관계의 충돌에서 일어나나이다.
내가 넘어져서 내 안의 악성이 뒤집어질 때
우리는 화를 내고 분노하며 극한 상황의 부정적 생각까지
가지게 되나이다.
이런 상황이 펼쳐질 때 본인의 화와 분노, 악한 생각들이
자기 악성의 요동 때문이라고 인정하는 사람은 영혼의 선성이 커지며
반대로 윤리 도덕과 합리적 논리로 그 사람 탓으로 공격하면
본인의 영혼은 한없이 복잡해져 암 등 갖가지 질병으로
시달리게 되는 결과를 얻게 되나이다.

태풍이 거세게 일어나면 황금빛 벼 이삭을 무참하게 쓰러뜨리고
애써 가꾸어 놓은 비닐하우스의 농작물이 망가지지만,
그 태풍은 지구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바다의 밑바닥까지
뒤집어서 다시 바닷물을 정화하는 중요한 작업을 하나이다.
우리 인간이 바다 없이는 육지에 존재할 수 없는 것 또한
과학적 사실이나이다.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너와 나의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태풍과 같은 충돌은
나에게 어느 정도의 고통과 아픔은 남기지만,
그 대신 바다와도 같고 우주 전부와도 같은
내 영혼의 악성을 정화한다는 사실을 정말 잊어서는 아니 되나이다.

우리가 인생의 장애물경기장을 계속 달릴 수밖에 없다면
우리는 온 힘을 다하여 숨이 가쁘더라도 뛸 수밖에 없나이다.
만약 너무 힘들다고 장애물을 피해 달리신다면
인생의 실격판정을 받으실 수밖에 없나이다.

심장 모니터의 곡선 그래프를 포기하고
순탄한 직선 운동장을 선택하신다면 그 결과는 죽음이나이다.
그러면 사람들이 의사의 지시에 따라 지하영안실로
자신을 옮겨 놓을 것이나이다.

참으로 진실하신 님이시여,
진실하고 영구적인 평화와 행복을 원하신다면
육적인 관심을 크게 줄이시고
영혼의 정화에 최선을 다하시면 참으로 좋겠나이다.
영혼이 단순하게 맑으면 육은 저절로 건강해지나이다.

저희 아프리카 들꽃가족들과 한국의 들꽃가족들의
손을 놓지 않으시는 님의 영혼은 참으로 맑디맑으시나이다.
오래오래 이 땅에 머무르시어 이 땅을 정화해 주시고
우주적 행복과 평화를 누리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리나이다.

저희들의 세포 하나하나에 님에 대한 감사의 정이 스며 있나이다.

2018년 11월
들꽃마을 최영배 비오 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