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상 2018년 5월 -
풍선을 크게 불지 말고 반만 부세요.
그래야 오랫동안 가지고 놀 수가 있습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요즈음 한국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 풍선을
최대한 크게 불려고 최선의 경쟁을 다하고 있나이다.
풍선을 최대한 불면 풍선이 언제 터질까? 하는
불안과 긴장을 동시에 지니게 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적인 모험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우리의 현실이나이다.
그러다 보니 정신적 긴장과 불안에서 비롯되는
육체적 질병을 끌어 않은 채
오늘도 자동차의 안전속도를 무시한 채
페달에서 발을 떼지 못하고 있나이다.
도대체 그 누가? 아니면 그 무엇이?
우리 자신들을 이렇게까지 힘들고 지치게 만들고 있나이까?
왜 우리는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치열한 경쟁 속으로 스스로 빨려 들어가고 있나이까?
마치 그물에 걸린 물고기처럼
이러한 상황에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을 치면 칠수록
자신의 몸의 비늘만 다 벗겨지고 있나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남북관계의 풍선을
빠른 속도로 최대한 크게 불고 있으며
재벌들은 중소기업과 상생하지 않고
자신의 덩치만 크게 만들어 가고 있나이다.
풍선을 반쯤 불어 넣은 중소기업의 숫자가 많아지고
오래 그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사회라면
우리는 대만과 독일 그리고 일본처럼
앞날을 큰 걱정 없이 맞이할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못내 안타깝기 그지없나이다.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력이 날이 갈수록 약해지고
차세대 먹을거리의 기술능력이 거의 밑바닥인 것이
오늘날 우리의 안타까움이나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현실 앞에 풍선 부는 행위를 멈출 수 없는
우리 각자의 고통은 어떠한 진통제로도 삭힐 수 없게 되었나이다.
하지만 님이시여,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지 않나이까?
우리에게는 머리보다 한없이 중요한 가슴이 있지 않나이까?
가슴은 영혼을 담는 그릇이나이다.
영혼은 곧 존재이며 생명 그 자체이나이다.
나의 영혼과 존재와 생명의 크기는
우주보다 크며 그 가치는 하늘의 모든 별들보다 한없이 소중하나이다.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이제부터 가슴의 풍선에 바람을 불어 넣으소서
가슴의 풍선은 아무리 오래 불어도
풍선의 크기가 우주같이 넓기 때문에 결코 터지는 법이 없나이다.
우리의 고통과 불안 그리고 긴장은 참으로 상대적이어서
가슴으로 현실을 분석하고 해석하고 인정한다면
쉽게 평화를 얻을 수가 있나이다.
잠드시기 전에 단 10분이라도 촛불을 켜시고
머리에 있는 것들을 가슴으로 내리시어
별들로 수놓은 이불을 가볍게 덮으소서
님께서 아프신 만큼 저도 함께 아프나이다.
님께서 슬퍼하시는 동안 저의 눈에서도 뜨거운 물방울이 흐르고 있나이다.
님께서 힘들어하실 때 저의 영혼도 함께 힘들어 하나이다.
이제 하루라도 좀 님께서 산속에 누워 있는
사람들처럼 편안하셨으면 하나이다.
이제 잠시라도 좀 들꽃처럼 태양을 보고 웃으시면
저도 함께 기뻐할 수 있겠나이다.
지치도록 시리고 아픈 세상...
서로를 부둥켜안고 실컷 울다 보면
텅 빈 가슴을 만날 수 있지 않겠나이까?
참된 님이시여
님께서는 진실로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귀한 존재 그 자체이나이다.
매일 매일 작은 틈을 내시어 가까운 성당을 찾으시고
세상과 인생의 큰 짐보따리를 내려 놓으소서
너무나 아프고 힘드신 님 앞에서
그 어떠한 글로도 위로와 격려가 되질 않음을 잘 알고 있나이다.
비록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님의 이름을 하나하나 되새기면서
촛불이 다 꺼질 때까지 무릎 꿇고 두 손을 모으고 있나이다.
부디 이 하찮은 세상에 무릎 꿇지 마시고 용기와 신앙으로
오늘 하루를 품으시어 영원함을 얻으소서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는 일을 가지고
고민하거나 걱정하지 마시고 사랑으로
무한한 우주를 님의 손바닥 위에 얹어 놓으소서
사랑은 모든 것을 극복하고 이길 수 있으며 품을 수 있나이다.
참으로 감사합니다.
2018년 5월
들꽃마을 최영배 비오 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