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배 신부님 묵상카드
2017년 4월 묵상카드

- 단상 2017년 4월 -

사랑은 감정의 떨림이 아니라
영혼의 울림입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사랑은 우주의 하나뿐인 고유한 진리이나이다.

우주가 지구를 만들었나이다.
그래서 지구에서 태어난 우리 자신들은
근원적으로 우주의 진리를 향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나이다.

모든 종교는 인간이 지니고 있는 진리에 대한
근본적인 욕구를 숙성시키고 개발하여
사람을 자유롭게 하며
스스로 행복한 상태에 도달케 하는 목자의 역할이나이다.

하지만 인간의 속성상 종교의 덩치가 커질수록
제도와 율법이 강화되면서
종교지도자들은 보이지 않는 권력을 누리게 되고
신자들은 각종 율법과
제도에 얽매이게 되면서 진리에 대한 욕구를
억압당하게 되나이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서
양떼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하나씩 둘씩 종교공동체를 떠나게 되나이다.

그러다보니 흩어진 양떼들은
저마다의 작은 공동체를 만들어
나름으로의 고유한 진리를 찾아 나서게 되나이다.

이러한 현상들이 오늘날
우리 한국사회에도 많이 나타나고 있나이다.

그렇다고 이들의 작은 공동체들이 주장하는 진리들이
종교창시자들의 본래의 뜻에 부합하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는 것도 또한 현실의 맹점이나이다.

이러한 현실 앞에 거대한 종교 단체들의
딜레마가 숨겨져 있나이다.

세상의 냉엄한 광야에서 헤매고 있는 양들을
다시 불러 모으는 일은 매우 간단하나이다.

각 종교 단체의 지도자들이 근본적인 각성을 통하여
자신들의 삶을 종교창시들의 뜻에 부합되도록
삶의 모양과 질을 바꾸면 되나이다.

각 종교마다의 제도와 규율을
우주의 참 진리인 사랑에 맞추어야 하나이다.

제도와 규율은 필요한 것이지만
사랑이 없이는 오히려 독이 되나이다.

참으로 절대적이고 중요한 것은 진리이며
이 진리는 곧 사랑이나이다.

사랑의 님이시여,
사랑이란 무엇이나이까?
간단하게 풀이 하자면 사랑이란 주고받는 것이나이다.

오늘날 가톨릭, 개신교, 불교의 종교 공동체들은
양들에게 많은 것을 받으면서
과연 무엇을 주고 있나이까?

받기만 하고 주지 않는 것이
바로 육신의 암세포이나이다.

종교지도자들이 그들에게 주어야 할 것은
다름 아닌 진리이나이다.

우리의 종교지도자들은
오늘날 과연 그들에게 진리를 진정으로 주고 있는지
심각한 자문을 스스로에게 해야 하나이다.

오늘날의 세상은 편의주의와 물질주의에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나이다.

이러한 풍토 속에서 사람들은 주어진 고통을 잠시라도
겪고 싶어 하지 않나이다.

과연 고통 없이 진리를 얻을 수 있을까요?
아니나이다.
참된 진리는 반드시 본인의 고통과 맞바꾸어야 습득될 수 있나이다.

내가 습득되지 않는 진리를 설파한 들
양들은 그 단맛을 느끼지 못하나이다.

진정한 고통은 하늘에서 오고
갈등은 인간 스스로에게서 나오나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을 피할 수 없듯이
너와 나의 관계 속에서 오는 고통은 피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이나이다.

세상과 우주에는 우연이 없는 법...
너와 나의 관계 또한 기호적인 선택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인연이나이다.

이 하늘의 인연을 통하여 나의 악성이 발견되고
진리를 통하여 개발되어
내가 자유롭고 행복하게 되면서
나를 만든 그 우주에게로 다시 되돌아가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인생의 여정이나이다.

하지만 각 종교단체들의 지도자들은
물질적으로나 관계적으로 별로 아쉬움이 없는 형편이나이다.

그러다 보니 겨울에는 금전 걱정 없이 난방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공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나이다.

이러한 삶 안에서 고통은 참으로 역겨운 것으로
쓰레기통에 구겨서 넣을 수밖에 없나이다.

참으로 하늘로 부터 오는 고통은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며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고통은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악성을 뒤집어 놓는 명약이나이다.

참으로 내가 진정한 진리를 얻고 싶다면
악성을 뒤집는 고통을 인정하고 소화시켜야 하나이다.

이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지도자들은
여전히 주어지는 관계를 조절하면서
기호적이고 선택적인 관계를 계속 이어가고 있나이다.

이러한 입장을 계속 고집하다 보면
결국 종교지도자들이 만들어 놓은
각종 규율과 제도 안에 스스로 갇혀 있는
초라한 자신들의 모습을 머지않은 날에
보게 될 것이나이다.

사랑은 감정의 떨림이 아니라
진정한 고통의 산물이나이다.

지도자들이 종교창시자들과의 관계에서
진정한 고통을 함께하지 않는 한
순도 높은 사랑은 절대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나이다.

그러면 진리 또한 없는
반 쭉정이 종교로 전락하고 말 것이나이다.

참으로 사랑하는 님이시여,
이 세상과 우주에서 가장 완벽한 사랑과 진리가 바로
창시자들의 말씀이나이다.

가능하면 말씀을 매일 묵상하면서
본인의 근원적인 욕구인 진리를 꼭 완성하소서.

그 외의 방법은 오늘날 참으로 찾을 수가 없나이다.

짧디 짧은 80년 생애동안
님께서 꼭 진리와 일치되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리나이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2017년 4월
들꽃마을 최영배 비오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