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상 2017년 3월 -
태양빛을 많이 받는 식물이 튼튼하게 자라듯이
공유(共有)의 영역이 큰 사람이 많은 것을 얻게 됩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태양빛은 우리 모두의 공유(共有)의 대상이나이다.
내 것도 아니고 너의 것도 아니며
그 누구의 것도 아니나이다.
분재는 사람이 만든 것이라 태양의 빛을 반으로 줄이지만
들판에서 자라는 식물이나 곡식은
하루 종일 햇볕이 필요하나이다.
사람은 공유(共有)의 상징인 태양빛을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반으로 줄이지만
자연은 오히려 공유(共有)의 영역 안에서
자신의 성장과 발전을 한 없이 키워가나이다.
사람의 인생은 공유(共有)와 사유(私有)의 영역이 반반이지만
자연은 공유(共有)의 영역이 전부이나이다.
사람은 선악의 존재로써
선(善)은 공(共)을 지향하지만
악(惡)은 개인의 욕심을 채우나이다.
암세포는 받기만하고 주지는 않는
이기적인 단위 생명체이나이다.
몇 안 되는 우리 몸의 암세포가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악성과 연결되면
암세포의 활성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우리의 육신을 영영 일어서지 못하게 하나이다.
나무가 스스로의 열매를 따 먹지 않듯이
우리 각자가 누구나가 얻어갈 수 있는
공유(共有)의 내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나이까?
생명의 원천인 지구촌의 바다가 70% 이듯이
우리 모두가 쓸 수 있는 재화 또한 70% 이나이다.
지구촌의 바다가 100% 라면 내가 존재할 수 없듯이
우리가 쓸 수 있는 재화 또한 100% 라면
인간관계의 생태계가 깨어져
모두가 공멸하고 말 것이나이다.
바다의 물이 수증기가 되어 구름으로 바뀌어
세계 곳곳에 비를 뿌리나이다.
이로 인해 인간을 포함한 세상만물이 공존하며
저마다의 생명의 기쁜 소리를 노래하나이다.
할 일을 마친 물들은 또 다시 모여 강을 따라
바다로 흘러 들어가나이다.
이러한 물의 순환이 바로 생명체들의 탯줄이나이다.
마찬가지로 70%의 재화 또한
이렇게 순환의 연속이어야 하나이다.
물이 흐르지 않으면 썩듯이 재물의 자물쇠는
자신의 인생과 가정을 폐허로 만드는
감옥소의 높고 두터운 담벼락과 같은 것이나이다.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우리 자신들이 가진 모든 소유는
반드시 순환시켜야 하며 이 순환의 과정을 통하여
또 다른 많은 인생들의 꽃을 피우게 해야 하나이다.
참으로 나 자신의 인생이
모든 사람들의 공유(共有)의 대상이 된다면
나의 인생은 모든 생명들의 원천이 되어
농부가 비를 기다리듯이 모든 사람들의 희망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나이다.
내가 진정으로 공유(共有)의 대상이 되길 원한다면
세상과 우주를 통틀어 하나뿐인
이치와 힘을 보유해야 하나이다.
지구가 태양과 달의 역학(力學)관계 때문에 존재할 수 있듯이
내 위의 사람과 내 아래의 사람들을 동등하게 대하고 존중하며
같은 무게와 크기로 서로 교환하며 소통해야 하나이다.
이렇게 위와 아래로 끊임없이 순환하는 님의 인생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존경과 감사와 희망의 대상임에 틀림없나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우리 사회는
이러한 공적인 사람을 만나기가 너무나 어렵나이다.
너와 내가 함께 중심이 되어 있지 않고
나만이 중심인 참으로 이기적인 공기 속에
우리는 거친 호흡을 이어가고 있나이다.
지구가 태양을 따라 돌고 있으면서도
너희들은 나를 따라 돌아야 한다는 주장이
억지를 부리고 있나이다.
금 수저와 흙 수저, 헬 조선의 한국 땅에서
거친 호흡을 이어가는 대다수의 국민들의 눈망울은
이제 그 초점마저 잃어가고 있나이다.
내일의 불안 속에 갇혀있는 대문을 열어줄
우리 모두가 공유(共有)할 수 있는 그 사람은
언제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
참으로 안타깝게 기다리고 있나이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각계각층의 지도층에서 나와야 하는데
그 사람은 참으로 진실 되고 희생적이어야 하나이다.
내가 죽고 너를 살리는 필사즉생(必死卽生)의 인물만이
그렇게 할 수 있나이다.
하지만 이러한 필사즉생(必死卽生)의 인물을 현재로서는
기대하기가 참으로 힘들다는 사실 또한
우리 모두는 알고 있나이다.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작은 겨자씨 하나가 큰 그늘을 만들듯이
보잘 것 없는 우리가 희생과 봉사와 사랑을 통하여
공유(共有)의 대상이 되면 아니 되겠나이까?
우리가 뜨거운 뙤약볕에서
고통과 희생의 들판에 서 있으면 아니 되겠나이까?
역할이 바뀌어야 모두가 공존할 수 있듯이
작은 희생과 봉사와 사랑으로써
님께서는 우리 모두의 공유(共有)의 대상이
충분히 될 수 있나이다.
왜냐하면 하늘의 태양과 수많은 별들의 힘이
님의 생애와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나이다.
님이시여,
우리에게는 땅이 아니라 하늘이 있지 않나이까?
부디 힘을 내시고 용기를 잃지 마소서.
님께서는 이미 약자들의 공인이시나이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2017년 3월
들꽃마을 최영배 비오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