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배 신부님 묵상카드
2016년 9월 묵상카드

- 단상 2016년 9월 -

지구가 자전하여 햇볕과 그늘을 만들듯이
인생의 그늘도 남의 탓이 아니라 본인 탓입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인생을 살다보면 시련과 고통이 끊임없이
반복됨을 확인하나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갖은 몸부림을 다 쳐보지만
그럴수록 낚시 바늘에 걸린 고기처럼 시련의 아픔은
더 깊어져만 가나이다.

우리는 이럴 때마다 시련의 원인을 남의 탓으로 엮어 가면서
꼬인 실타래를 풀어가려 하나이다.

실타래를 풀어가는 기준은 세상적인 계산과
윤리 도덕적인 잣대이나이다.

하오나 님이시여,
세상은 항상 변해 왔고 지금도 바뀌고 있으며
윤리 도덕의 기준 또한 사람들의 편리함을 위해
쉽게 바뀌곤 하나이다.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참으로 변하지도 않고 썩지도 않고 바뀌지도 않는
지구를 포함한 우주의 이치로서 풀이의 방정식을
적용해야 하나이다.

모든 인간은 공동체이나이다.

우리 육신의 장기들도 저마다의 역할들이
순조로워야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나이다.

아무리 작은 쓸개 하나라도 고장이 나면
전체의 육신이 망가지고 마나이다.
또한 지구에만 생명체가 사는데
지구 또한 태양계를 구성하고 있는 쓸모없는
어느 별 하나라도 없어지면 존재할 수 없게 되나이다.

따라서 이 세상과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그 어떠한 존재도 불필요한 것들은 하나도 없나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영혼 혹은 마음 또한
공동체성의 DNA를 강하게 지니고 있나이다.

우리 각자의 삶은 서로의 역할과 직분으로 나뉘어져
서로의 역할에 정성을 다함으로써
사회공동체가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게 되나이다.

역할의 높고 낮음, 풍요로움과 부족함을
비교하거나 경쟁할 것이 아니라
수용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회공동체의 한 구성체일 뿐이나이다.

따라서 물질이나, 권력 직책, 역할 등이
우리의 영혼에게 평화와 행복을 절대 줄 수가 없나이다.

아이들도 웃고 청년들도 웃으며 90살의 노인들도 웃나이다.
아이들도 울고 젊은이들도 울며 노인들도 우나이다.

부자들과 가난한자들도 똑같이 울고 웃으며
권력자들과 서민들도 똑같이 웃고 우나이다.

우리 모두의 희로애락의 양은
우주가 지구에게 주는 공의로운 숙제인 동시에 축복이나이다.

따라서 모든 인간의 평가는 세속적인 기준이 되어서는 아니되고
우주적 섭리와 이치와 에너지의 입장에서 이루어져야 하나이다.

세상은 나쁜 사람, 좋은 사람이 분명하게 구분되고
흙수저와 금수저가 확연하게 정착된 듯하지만
우주적 잣대는 인간의 생명과 존재이나이다.
모든 인간은 역할은 서로 달라도
생명과 존재의 무게는 똑같나이다.

역할은 변화되고 바뀌지만
생명과 존재는 그 자체로 유일하며 절대적이나이다.

따라서 진정한 행복과 평화는 마음과 영혼에 있지
역할과 소유에 있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깨달았으면 하나이다.

자식과 함께 저 세상으로 갈 것도 아니고
지니고 있는 권력과 재물을 가지고도 갈 수 없지 않나이까?

세상 속에 살고는 있지만 영혼이 존재하는
영혼과 마음을 삶의 기준으로 정하면 아니 되겠나이까?

지구와 우주의 관계이치와 마찬가지로
우리 영혼과 마음의 행복도 관계적 공동체를
통하여 얻어낼 수밖에 없나이다.

마음과 영혼의 평화와 행복은 관계 속에서
그 원인과 이유와 상관없이
고통의 원인을 자기 탓으로 인정하고 확인하는 것이나이다.

제아무리 윤리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선악적으로
상대방이 틀렸다 하더라도 내가 용서하고 품지 않으면
나의 불안과 갈등은 계속 이어갈 수밖에 없지 않나이까?

그래서 님이시여,
어차피 이렇게 밖에 얻을 수 없는 평화와 행복이라면
모든 것을 자기 탓으로 돌리고 인정하며 반성의 뉘우침으로
마침표를 찍으면 아니 되나이까?
만약 우리가 용기 있게 이렇게만 자존심을 버리고
힘 있게 살아간다면
모든 것이 사라지고 마는 세상의 보석 같은 갖가지 소유들을
부러워하지 않고 비교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인생을 완성해나가는 최고의 가치와
무한한 평화를 누릴 수 있게 되나이다.

그 사람은 여우목도리로 모자를 만들어 쓰지만
님께서는 들꽃들을 모아 예쁜 모자를 쓰고
숲속의 큰 나무들을 수행하면서 지도하고
거닐고 계시나이다.

어떤 사람은 높은 빌딩의 꼭대기 방에 앉아서
거드름피우고 있지만
님께서는 공중을 나는 새들과 어울리면서
세상의 모든 것들을 발아래 두고 다스리고 계시나이다.

참으로 사랑하는 님이시여,
한번 밖에 주어지지 않는 인생
80년으로 끝날 것들을 가볍게 여기면서
영원히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영혼과 마음을 꼭 채우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리나이다.

하찮은 저희들의 빈곤의 역할을 소중히 여기시어
님의 손 내미심은
님의 인생의 완성과 영원한 생명과 행복을 위해
귀하게 쓰일 것이나이다.

님이시여,
어떠한 상황과 사람 앞에서도 굴복하지 마시고
반드시 극복하시어
하늘의 별들이 기억하는 참 인생 엮으소서.

참으로 고맙습니다.

2016년 9월
들꽃마을 최영배 비오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