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배 신부님 묵상카드
2015년 10월 묵상카드

- 단상 2015년 10월 -

내가 변화하고 있는 모습자체가
상대를 사랑하고 있다는 진실한 표현입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세상 사람들은 자신의 삶속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은
암 같은 질병이나 경제적 가난
그리고 기획된 삶의 실패라고 생각을 하나이다.

하지만 이러한 삶에서 주어지는
고통과 좌절은 언젠가는 극복되지만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 독침은 관계속의 변심이나이다.

나는 부모의 사랑 속에서 태어났고
또 다시 사랑 속에서 나의 인생을 살아가나이다.

사랑은 나인 동시에 내 삶의 중심이며
인내와 극복의 원동력이나이다.

우리는 참으로 열심히 일하고 착하게 살아가면서도
사랑의 변심 앞에서는 극복하기 힘든 고통의 좌절을
맞이하게 되나이다.

끊임없는 관계의 악순환이 지속되는 가운데
본인의 영혼과 육신을
점차 쇠약하게 만들어가고 있나이다.

그러면서도 상대방은 너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고
앞으로 정상적인 삶을 열심히 살 것이라고
반복해서 맹세하나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 사람은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은
여전히 나를 짓누르고 있나이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이까?
관계를 단절할 수도 없고 이어가자니 너무 벅차나이다.

여기서 우리는 깊은 생활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나이다.
첫째, 나는 너를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겸손이나이다.
사람은 유한한 존재로서 작은 들꽃하나도 만들어 낼 수 없는
비창조적 존재이나이다.
그러하기에 변화는 그 사람의 몫이지 결코 나의 몫이 아니나이다.

둘째, 변화는 그 방향이 어떠하든 에너지가 반드시 필요하나이다.
부채를 흔들어야 바람이 일고 거름이 있어야 수확의 기쁨을 맛보듯이
상대방의 습성적이고 고착된 오늘의 모순된 모습을
스스로 바꾸기가 쉽지 않나이다.

따라서 상대를 진정으로 변화시키고 싶으면
나 자신의 고통과 아픔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상대방의 변화의 에너지로 만들어가야 하나이다.

나의 인내와 수고, 아픔과 사랑의 에너지도 없이
상대의 변화는 결코 만들어 지지 않을 것이나이다.

셋째, 우리 모두는 태어날 때부터 암세포와 같이
마음의 악성을 갖고 출생하게 되나이다.

우리는 80년 생애를 살면서
좋든 싫든 간에 관계 속에서 자신의 악성을 선성으로
바꾸어 가야 할 의무가 있나이다.

왜냐하면, 영혼과 존재의 완성이
우리가 태어난 목적이기 때문이나이다.

그럼으로 우리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그 어떤 상대를 통하여 계속 넘어지게 되어 있나이다.

사람의 고통은 악성과 선성의 뒤섞인 상태이나이다.
다시 말씀 드리면 증오와 사랑의 혼돈상태이나이다.

정당한 이유와 합리적 근거로 자신의 고통을
해결 할 수 없나이다.

그럴수록 고민과 고통만 커져가고
우리가 바라는 평화는 요원하기만 하나이다.

모든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계산을 뛰어넘어
그 속에서 자신의 악성을 겸허하고 용기 있게
찾아나서야 하나이다.

나의 고통의 근본적인 원인인 나의 악성을 시인하기까지
평화는 결코 기대할 수 없음을 받아들여야 하나이다.

넷째, 너와 나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희노애락의 양을 똑 같이 갖고 태어나나이다.

폭풍이 바다 속 깊은 곳까지 휘저어 물을 깨끗이 만들듯이
너와 나는 서로가 서로에게 폭풍과 같은 존재로서
서로의 영혼에게 불어 닥치나이다.

나만 아픈 것이 아니고 너도 아프나이다.
나만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너 또한 고통스럽나이다.

오늘은 내가 아프지만 앞으로는 너가 아프나이다.
지금까지는 너가 행복했지만 앞으로는 내가 행복하나이다.

태양빛이 죄수의 작은 창문사이로 들어오고
높은 빌딩 창문을 뚫고 평등하게 비추어주듯이
또한 빗방울이 착한 농부의 밭이나 못된 농부의 밭에도
골고루 내려앉듯이
우리 모두의 고통과 행복의 양도
의인과 악인을 가리지 않고
똑같이 인생의 등에 얹혀 있나이다.

따라서 진정한 인생의 완성은
똑같은 횟수의 고통의 문제와 사건들을
자기 탓으로 소화시키는 사람의 몫이나이다.

이러한 사람은 누가 뭐래도
지상의 노벨상이 아닌
우주의 노벨상을 목에 걸고 흐뭇한 미소로
본인의 임종을 맞이하게 될 것이나이다.

참으로 사랑이신 님이시여,
이젠 그만 힘들어하시고
이젠 그만 아파하시고
차라리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린 채
부끄러운 베개를 베고 편안한 잠 청하소서.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은
우주가 지구를 돌리면서 밝혀나가고 있나이다.

나는 그저 누가 뭐래도 사랑으로 남으소서.
참으로 고맙습니다.

2015년 10월
들꽃마을 최영배(비오)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