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배 신부님 묵상카드
2015년 4월 묵상카드

- 단상 2015년 4월 -

아픔이 없으면 병원을 찾지 않듯이
삶의 고통이 없다면 자신의 인생을 고치려들지 않습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우리 육신의 어느 한 곳이 무너지게 되면
고통이 오게 되나이다.

육신 전체는 모든 장기들이
유기체적으로 연결되어 상호협력과 소통을 통하여
건강을 유지하고 있나이다.

만약 우리에게 육신적 고통이 없다면
육신의 통합적인 협동관계를 파괴하게 되어
결국 죽음으로 치닫게 되나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육신적 고통은
참으로 고마운 등대와 같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육의 고통을 싫어하고 두려워하나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각자의
인생의 건강한 완성을 위하여
삶의 구석구석마다에
아픔과 고통이 베여있나이다.

우리는 삶의 고통과 아픔을 통하여
자신의 인생을 진단해 봐야하고
진단의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여
이를 긍정적인 자세로 극복해 나가야 하나이다.

하지만 우리 중에 많은 사람들은
본인의 삶의 고통을
자기 탓으로 인정하지 않고 남의 탓으로 돌림으로써
그 소중한 아픔의 시간들을 그냥 흘러 보내고 마나이다.

고통의 원인을 옳고 그름과 죄와 벌, 윤리와 율법
사회적 기준과 본인의 고정된 관점으로 해석하면서
미움과 증오, 공격과 단절로 관계를 결론짓나이다.

이러한 진행은 법과 윤리 도덕적 편안함은
어느 정도 유리할지 모르오나
내 인생의 암덩어리는 점점 커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왜 모르시는지요?

사실 과학적으로 보면 우리 각자의 마음의 고통은
너의 탓도 아니고 나의 탓도 아니나이다.

우주의 오랜 진화 과정을 통하여 우주는 지구를 만들었고
이 지구는 지축이 23.5°로 기울어진 불안전한 상태에서
시속 1700㎞ 속도로 좌전하고 있나이다.

이러한 지구의 불안전한 구조적 환경 속에서
우리는 넘어지고 또 넘어지면서
삶의 아픔과 고통을 겪게 되나이다.

지축의 기울기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만들듯이
인간의 짧은 여정 속에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
노화와 죽음이 이어지게 되나이다.

이러한 지구 환경의 불완전은 경계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축복의 환경임을 빨리 깨달았으면 하나이다.

세상의 불안전성 때문에 지구에 생명이 만들어졌고
삶의 우여곡절의 사이클을 통하여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완성시켜나가나이다.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경제적 빈곤과 건강의 시달림
그리고 미움과 증오의 대상이
나의 삶의 주변을 떠나지 않더라도
힘과 용기를 내어 이를 품으시고 극복하셔야 하나이다.

오늘의 아픔을 그냥 지나치면
내일의 고통은 더 크게 다가오고
반대로 오늘의 고통을 잘 소화시키면
내일의 아픔은 갈수록 작게 다가오나이다.

오늘 하루를 품지 못하면서 내일을 향해 달리는 것은
마치 런닝머신 위에서 계속 뛰고 있는
제자리걸음의 수고와 노력임을 잊지 말아야 하나이다.

우리들 각자 각자는 우주에서 하나밖에 없는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절대적 존재이나이다.
우리는 80년의 세월동안 자신의 인생을
우주와 일치시키는 고귀한 사명을 지니고 있나이다.

자식과 재물, 건강과 장수, 행복과 평화
그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다 소중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절대적 가치와 소중한 의미가 있는 것은
본인 자신이나이다.

나와 관계되고 있는 주변의 모든 것들은
자신의 완성을 위하여 주어진 선물로 받아들이시어
영원히 변하지 않을 자신의 존재를 완성하소서.

태풍이 닥쳐도 뿌리 깊은 나무는 살아남듯이
우리의 영혼이 영원에까지 닿아 있다면
인생의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과 겨울은
능히 감당할 수 있나이다.

내일의 모든 것은 우주의 섭리에 맡기시고
오늘 하루만 감당하소서.

사실 우리는 오늘 하루를 소화하기에도
벅찬 삶의 시달림 속에 머물고 있나이다.

왜냐하면 인생을 완성하기에는 80년의 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이나이다.

부디 힘을 내시기 바라나이다.
우주의 에너지가 님의 인생의 싸움을 응원하고 있나이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2015년 4월 들꽃마을 최영배(비오)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