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상 2014년 10월 -
힘든 산을 걸으면 숲이 보이고
편한 길을 걸으면 산이 보입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오늘날의 한국의 경제적 현실은 대내외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나이다.
이 심각성은 앞으로 더 더욱 깊어질 것이며
우리의 물질적인 빈약함과 고통은
머지 않은 날에 곧바로 현실로 바뀔 것이나이다.
경제는 Hard Ware(제조업)와 Soft Ware(창의력)로
크게 구분되나이다.
Soft Ware는 Hard Ware의 보호막과 같아서
Hard Ware는 Soft Ware의 강력한 경호아래
진행되어야 하나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의 경제구조는
Soft Ware의 능력이 거의 없나이다.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인한 휘청거림이 온 나라를 흔들고 있어도
이를 보호해 줄 Soft Ware의 절대 부족으로
마치 대형화재 앞에 소방관 몇 명이 불을 끄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상황과 비슷하나이다.
20여 년 전부터 제조업이 번창시기로 접어들 때
Soft Ware를 함께 준비하라고 대기업 강의 때마다
외쳐 봤지만 아무도 귀담아 들어주지 않았나이다.
지금이라도 늦지는 않았나이다.
한국의 Soft Ware의 힘은 국민 스스로에게 있나이다.
우리는 5,000년 동안 수없는 외침과 가난 속에서도
콩 한쪽도 나눠 먹는 공생의 진리를 DNA로 갖고 있는 세계에서
정신지하자원이 최고로 풍부한 민족이나이다.
제조업은 금메달과 은메달처럼 수시로 바뀔 수 있지만
정신문화의 자원은 그 순서가 역사를 통하여
만들어지기 때문에 쉽게 바뀔 수 없나이다.
이러한 최상의 한민족의 정신적 자원을 빨리 개발하여
그 어느 나라도 넘볼 수 없는
Soft Ware(창의력, 신기술)의 강국으로 발돋움해야 하나이다.
정신과 영혼, 그리고 존재의 개발은
상생의 원리가 현실적 문화로 자리 잡을 때
손에 쥘 수 있는 그 무엇이나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대기업과 국민은
서로가 등을 돌린 상태이나이다.
국민은 대기업을 존중하지 않고
대기업은 엄청난 수익을 국민에게 환원하지 않나이다.
우리는 이제 보이는 것에 그만 집착하고
보이지 않는 정신문화의 힘에
진실하게 의존해야 하나이다.
빈부의 격차가 날로 심해지고 이혼과 자살 등
관계의 악화가 우리 모두의 심폐기능을 조이고 있나이다.
이럴 때일수록 지혜롭고 헌신적이며
용기 있는 지도자가 정치와 종교분야에서
빨리 나타나야 하나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기다림의 인내가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나이다.
이러한 불행한 현실이 극복되기 위해서
우리는 세월호를 통해 300여명의 깨끗한 아이들을
희생 제물로 바쳤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 중에 그 누구도
슬퍼하면서도 변화지 않고
안타까워하면서도 움직이지 않나이다.
이제 더 이상 복잡한 차량을 정리해 줄 신호등은
깜박거리지 않고 패거리 싸움을 말려 줄
정직한 판사도 의자를 비우고 있나이다.
우리 민족은 어떠한 상황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불굴의 투지를 5,000년 동안 쌓아온 힘이 있으며
이를 현실화 시킬 능력 또한 충분하게 갖고 있는
공동체이나이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질 때 에너지가 발생하는 것처럼
대기업은 국민과 함께 만들어온 이윤을 다시 사회에 환원시키고
권력을 가진 자는 겸손하게 허리를 국민 앞에 굽히며
종교지도자들은 끊임없이 사회에 제일 낮은 계층으로
내려와야 하나이다.
이러한 우주와 지구를 지배하는 절대적 원리 앞에
순응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참으로 어둡기만 하나이다.
물 한 방울이 큰 바위를 깨뜨리는 것처럼
침묵과 인내 속에서 우주의 원리를 따르고 계시는
님의 작은 사랑이 이 나라와 우리 모두를 언젠가는
밝은 희망에로 인도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나이다.
모든 사람이 나무만 쳐다보고 있지만
님께서는 숲을 보고 계시지 않나이까?
정말 감사하고 존경하나이다.
2014년 10월 들꽃마을 최영배(비오)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