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상 2014년 9월 -
대기층이 있어 지구의 하늘이 푸르듯이
주체영역이 있어 모든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만약 지구를 에워싸고 있는 대기층이 없다면
하늘이 새까맣게 보이나이다.
대기층은 지구를 무한한 우주의 힘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보호막 같은 것이나이다.
지구의 모든 생명을 보호해주고
나의 생명을 지켜주는 대기층이 있기에
하늘이 마냥 아름답게 보이나이다.
모든 생명체에는 지구의 대기층과 같은
보호막이 있나이다.
아무리 작은 씨앗에도 껍질이 있고
세포의 생명도 세포막의 보호를 받고 있나이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 각자 각자에게도
저마다의 고유하고 절대적인 보호막이 있나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주체영역이나이다.
이 주체영역의 내부는 자유와 선택
그리고 의지와 감정의 권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영역은 신(神)도 가히 침범하지 않는
우주에서 가장 소중하고 절대적인 공간이나이다.
모든 인간은 이 주체영역 때문에 다른 생명체와 구분되어
사람으로서의 지위를 누리고 있나이다.
이 주체영역을 존경함은 진실한 사랑이며
그렇지 않은 사랑은 모두 거짓사랑이나이다.
너와 나의 주체영역은
우주에서 하나뿐인 영역이기 때문에
그 주인 또한 너와 나 바로 자기 자신이나이다.
따라서 이 주체영역은
명령으로써 변형시킬 수 없으며
재물로써 종속시킬 수도 없나이다.
또한 주체영역은 법으로써 옳고 그름을 심판할 수 없으며
어떠한 무력으로도 제압할 수 없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의 인간관계는
그렇지 못하나이다.
부자와 가난한자의 영역이 종속관계에 있으며
권력자와 국민의 영역이
평화와 질서의 한계를 뛰어넘어 있나이다.
심지어 아내와 남편의 주체영역의 충돌이
서로를 고통스럽게 하고
부모와 자녀와의 영역이 심각하게 뒤섞이어 있나이다.
사람이 제일 고통스러울 때는
주체영역을 공격 받는 순간이며
사람이 가장 행복할 때는 주체영역을
자유롭게 구사할 시기이나이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변화를 강요하나이다.
변화는 타인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유의지에 따라 진행되어야 그 결실을 맛볼 수 있나이다.
변화는 강요나 교육, 명령이나 협박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희생과 헌신적인 사랑의 호소에 의해 움직여지나이다.
모름지기 자유로운 의지나 감성 등은
옳고 그름을 훨씬 뛰어 넘어있고
심지어 선과 악의 논리 위에 자리하고 있나이다.
참으로 이 주체적 영역은
하늘로부터 받은 천부적인 영역이며
하늘도 간섭하지 않는 이 영역이 우리 각자에게 있기에
우리 모두는 귀하고 고귀하며 절대적이고 아름답나이다.
우리는 한 평생을 살면서 이렇듯이 귀하고
절대적인 자아(自我)의 주체영역을
깨끗하고 풍성하게 성숙시킬
의무와 권리가 동시에 주어져 있나이다.
우리 각자의 주체영역은 자신의 결정에 따라
간장종지 만큼 작아질 수도 있고
우주만큼 크게 확대될 수도 있나이다.
인생의 완성이란
사회적 명예나 부, 권력이나 능력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주체영역을 우주와 일치시키는 것이나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소통해야 하나이다.
대기층이 지구와 우주사이의 허파 역할을 하듯이
너와 나의 소통을 통하여
우리는 건강한 호흡을 이어가야 하나이다.
고인의 시신 앞에서 모든 사람이 침묵하듯이
소통하는 것이, 숨 쉬는 것이, 살아 있는 것이
옳고 그름, 자존심과 체면, 선과 악보다 항상 먼저 이나이다.
참으로 사랑하는 님이시여,
너와 나의 이 주체영역보다
더 소중한 것은 이 세상에 아니 이 우주에 없나이다.
이 주체영역을 보호해주고
인정해 주는 것이 바로 사랑이나이다.
님께서는 저희들에게
어떠한 조건도 달지 않고 무조건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계시나이다.
그러므로 님께서는 진정 사랑이시나이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2014년 9월 들꽃마을 최영배(비오)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