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상 2014년 8월 -
수평적 관계는 유흥이고
수직적 관계는 사랑입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관계는 소통이며 소통은 호흡과 같나이다.
소통은 관계의 시작이며 과정인 동시에 결과이나이다.
또한 소통은 너와 나의 행복을 만들어 가는 생명선이나이다.
우리는 소통 없이 잠시도 버틸 수 없는 공동체성을
함께 지니고 있나이다.
사람의 행복은 이 소통의 활성화를 통하여
자신의 삶을 완성하는데서 만들어지나이다.
하오나 오늘날의 우리의 사회는 불행하기가
그지없나이다.
소통의 부재로 인해 관계는 어려워지고
저 마다의 공동체는 심하게 딱딱해져
거의 굳어 있는 상태이나이다.
딱딱한 것은 쉽게 부러지기 마련이어서
이 사회 어느 곳 하나 성한 곳 없이
심하게 균열이 가고 있나이다.
이혼, 자살, 군대, 학교, 회사, 관공서, 국회, 경찰, 검찰, 청와대
심지어 교회까지도 마비 증세를 보이고 있나이다.
나아가 한 해에 20만 명 정도의 10대 가출소녀들이
부패된 상황 속에서 방황하고 있으며
한 달에 3,000명 정도의 노숙자가 길에서
숨을 거두고 있나이다.
이 지구상의 그 어느 나라가
이토록이나 참혹한 현실을 겪고 있으며
아프리카의 그 어느 가난한 나라가
이렇게 무서운 환경 속에서 살고 있나이까?
피가 모자라서 죽는 것이 아니라 흐르지 않아서 죽는 것처럼
우리 모두는 그 무엇이 모자라서 불행한 것이 아니라
공기와도 같은 소통이 극도로 부족해서 힘들어 하고 있나이다.
소통은 모든 생명의 천부적인 권리이나이다.
소통은 존재의 근간이기 때문에
옳고 그름의 문제, 정의와 자유, 법과 윤리, 선과 악
더 나아가 자존심마저도 뛰어넘는
우주에서 가장 소중한 그 무엇이나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소통의 활성화 없이는
경제발전, 남남갈등, 부패척결, 남북통일
선진사회에로 진입을 결코 만들어 낼 수가 없나이다.
오직 한 가지 해법밖에 없나이다.
관계의 수직소통이나이다.
물이 아무리 많아도 수평으로 흐르면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없지만 작은 양의 물이라도
수직으로 떨어지면 빛을 밝힐 수 있나이다.
이 어두운 사회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오셨나이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사람과 함께 어울리시는
교황님의 등불이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한국사회에
기꺼이 찾아 오셨나이다.
우리 사회의 정치지도자와 종교지도자
그리고 경제지도자에게 강한 경각심이 되어
이들부터 수직소통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겠나이까?
아래 사람들은 더 내려갈 곳이 없나이다.
부디 윗사람들이 아래로 떨어지시어
자신의 의무를 조금이라도 이행하였으면 하나이다.
아래로 내려간다는 것은 겸손과 사랑이나이다.
권력과 재물로 이 세상을 바꿀 수 없나이다.
소통의 출발점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현재 있는 그대로의 모습의 인정이나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오직 사랑뿐이나이다.
사랑의 출발점은 인정이나이다.
지금 님께서 세상을 바꾸고 계시나이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2014년 8월 들꽃마을 최영배(비오)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