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배 신부님 묵상카드
2014년 6월 묵상카드

- 단상 2014년 6월 -

머리는 쉬어도 심장은 계속 일 하듯이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사랑을 버리면 안 됩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사랑은 심장과 같나이다.

모든 장기가 밤사이에 쉰다고 심장도 같이 쉬면
우리는 죽게 되나이다.

인생을 살다보면 예기치 않은 수많은 문제와
사건들을 만나게 되나이다.

이러한 벅찬 상황 앞에서 주저앉아
옳고 그름을 따지고 미움과 증오로써
자신의 영혼을 덮어버리나이다.

사람의 웃음과 눈물은 성공과 실패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유무에 따라 결정되나이다.

그러함에도 사람들은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는 일을 가지고
고민을 하고 시간과 정열을 낭비하나이다.

참으로 진정한 행복은 사랑에 의해서만 오나이다.

사랑이 있으면
가난해도 웃고 암환자도 웃으며
노동을 해도 웃고 장마철에도 웃을 수 있나이다.

우리가 사랑을 획득하여
어떠한 현실 앞에서도 웃을 수 있기 위해서는
먼저 자아(自我)의 욕심과 자존심을 버려야 하나이다.

입으로 분 풍선은 제 아무리 손으로 동동 띄워도
하늘로 오르지 않나이다.

먼저 자신의 세상적인 욕심과 자존심의 공기를 빼고
세상보다 가벼운 하늘의 공기를 불어 넣어야 하나이다.

하늘에 떠 있는 인공위성은 내비게이션을 통하여
지나쳐온 길과 지금 달리고 있는 도로와
앞으로 갈 목적지를 동시에
현재로 파악할 수 있나이다.
차를 몰고 가는 사람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있지만
하늘 높은 곳에는 오직 현재만 있나이다.

우리의 삶은 현재에 머물고 있으면서도
과거의 아프고 무거운 세월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며
또한 미래의 불안전한 생각과 고민이 함께 섞여 있나이다.

우리는 오늘의 24시간 안에 과거와 미래의
인생전반의 무게를 엎쳐서 살고 있나이다.

그러다 보니
24시간 오늘 중에 웃는 시간은 5분도 채 되지 않으며
마음의 평화는 10분도 잡아둘 수 없나이다.

왜 우리 모두는 사막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거북이처럼
한번 밖에 주어지지 않는 소중한 인생을
이다지도 힘겹게 살아야만 하나이까?

마음과 영혼 바닥에 들어붙어 있는
불만과 증오와 미움의 딱지들을
고통과 아픔을 통하여 다 뜯어내고 나면
하늘의 맑은 진리의 공기가 주입될 것이나이다.

진리는 바로 사랑이나이다.
사랑은 지나쳐온 수십 년의 과거와
앞으로 다가올 불안전한 미래를 제거하고
오늘의 삶에 충실하도록 정리를 해 주나이다.

이렇게 정리된 나의 오늘 하루는 12시간을
웃음과 평화로 채워질 것이나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에 감사해야하나이다.

감사는 오늘 하루를 충분히 인정하고
소화를 시킬 때 따라오는 것이며
내가 스스로 감사할 때
사랑은 자연스레 행동으로 이어지게 되나이다.

내가 사랑할 때 온 몸의 세포가 기뻐하면서
오랫동안 장수하게 되나이다.
미국의 유명한 의학자는 운동하는 것보다
자선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하였나이다.

참된 사랑이신 님이시여,
수직소통이 거의 없어 에너지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캄캄한 우리나라의 현실 한가운데에 작은 등잔을 밝히소서.

어둠이 짙을수록 작은 빛 하나가
소중한 길잡이가 되나이다.

그 사랑의 빛은 소나기가 와도 꺼지지 않으며
세찬 바람이 불어도 깜박이지 않나이다.

사랑은 돈으로도 살 수 없고
권력으로도 얻을 수 없으며
능력으로도 차지할 수 없나이다.

사랑은 그 누가 뭐래도 자신을 포기하는 고통과
아픔의 대가로 얻을 수밖에 없는
자신만의 의지이나이다.

사랑이신 님께서는 한 사람의 의인으로
계속 이 세상에 남아주시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하면서 청하나이다.

우리 모두 함께 웃고 함께 울면서
이 세상의 노란풍선을
하늘높이 날려 가시더이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2014년 6월 들꽃마을 최영배(비오)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