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배 신부님 묵상카드
2013년 8월 묵상카드

- 단상 2013년 8월 -

현대 사람들은 현미경만 쓴다.
망원경을 쓰지 않음으로써 삶의 계획에 실패한다.

지혜의 님이시여,
전장에서 적과 싸워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망원경으로 적의 동태를 살피고 확인하나이다.

그러고 나서 막사에 모여 적에 대응할
우리의 작전을 구체적으로 세우게 되나이다.

우리 각자의 인생의 성공기획도 마찬가지이나이다.
우리가 무엇을 기획할 때 먼저 10년 20년 앞을 염두에 두고
오늘의 문제들을 상세하게 설계해야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경제내용은 Hard(제조업) 위주로 95% 정도가
짜여 있는 것이 현실이나이다.

Hard(제조업)의 능력은 언젠가 그 순위가 쉽사리 바꾸기 쉬운
매우 위험하고 안일한 경제 상황이나이다.

우리는 참으로 멀리 볼 줄 몰랐나이다.
우선 만들어서 돈을 벌기에 급급했지
또 다른 상품을 만드는 능력인
Soft Ware에 관심이 거의 없었나이다.

Soft Ware는 Hard의 영역을 응용하여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냄으로써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경제 분야의 생명과 같은 것이나이다.

앞으로 우리의 경제는 조만간 큰 위기를 맞이하리라 생각하나이다.

Hard Ware 영역은 머리에서 나오고
Soft Ware 영역은 가슴에서 만들어지나이다.

머리는 뇌세포의 수학적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가슴은 우주와 같이 넓어서 그 능력과 에너지가
참으로 무한하나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머리교육만 시키지
가슴의 통을 키우고 깊게 만드는 일에는
정말로 인색하나이다.

 

참으로 자식의 인생과 나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완성하려면
Hard Ward의 교육을 조금만 멀리하시고
가슴을 풍요롭게 하는 교육에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나이다.

우리 모두의 인생은 참으로 공평하고 평등하나이다.
많이 배운 사람이나 못 배운 사람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봄•여름•가을•겨울을 함께 겪어 나가듯이
희노애락의 양은 똑 같나이다.

인생의 성공은 물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행복에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부인하지 않나이다.

머리의 복잡함은 머리로써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은 가슴으로 풀어가야 하나이다.

우주와 같은 가슴을 깊고 크게 만드는 것이
행복의 관건이나이다.

마음을 키우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은
관계에서 만들어 지나이다.

관계는 마치 공기와 같아서 한시라도 떠나있을 수 없나이다.
우리의 관계는 서로가 서로를 넘어뜨리는 관계이나이다.

내가 너를 넘어뜨리고
당신이 나를 넘어뜨리면서
나아가 그 사람이 우리를 넘어뜨리면서 계속 이어지나이다.

이러한 관계적 상황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며
숨을 수 없는 대낮이나이다.

우리는 서로의 관계를 통해서 가슴이 아프고 힘이 들며
서로를 공격하고 급기야 등을 돌리기까지 하나이다.

사랑의 님이시여,
내 앞에 서 있는 그 사람을
어떠한 경우에든 피하지 마시고
정정당당하게 맞이하소서.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자신의 아픔을
자신의 원인으로 받아들이소서.


그러할 때 자신도 모르게 가슴의 크기와 깊이는
대기권 밖으로 넓어져 있을 것이오며
우주적 이치와 힘으로 세상의 희노애락을
능히 극복하고 품을 수 있게 되나이다.

멀리 보기 위해서
내 앞에 있는 고통스런 그 사람을
존재와 생명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소서.

그 사람의 옳고 그른 문제는 그 사람의 영역이며
또한 그 사람의 인생의 역할이나이다.

그것을 변화시키거나 바꾸려들면
서로간의 충돌은 심해져만 가나이다.

현미경을 들이대면서 상대방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여
따지거나 불평하지 마시고
먼저 망원경을 들고 가까이 있는 그 사람을
생명과 존재로 멀리 보소서.

세상 많은 사람들이 돈과 명예, 권력과 능력을 쫓을 때
산을 보시고 구름을 보시며
구름을 넘어 하늘의 별을 헤아리소서.

멀지 않은 날에 님의 눈으로
현미경만 사용하던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 둘씩 적의 손(하늘의 이치)에
쓰러져 가는 것을 직접 보게 될 것이나이다.

우주선이 우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대기권통과가 가장 어렵나이다.

님께서 참으로 행복을 가꾸기 위해서
그 사람과의 관계통과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나이다.

하지만 님께서는 꼭 해내시리라 믿나이다.
왜냐하면 이름도 성도 모르는 쓸모없는 저희들과
관계하고 계시지 않나이까?

한 번 태어난 인생…….
영원한 행복으로 꼭 완성하셨으면 하나이다.

2013년 8월 들꽃마을 최영배(비오)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