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배 신부님 묵상카드
2013년 6월 묵상카드

단상(2013년 6월)

중력이 강한 행성일수록 주변에 많은 별들이 모이듯이
내공이 강한 사람일수록 주위에 함께할 사람이 많습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사람들은 짧은 80년의 생애를 살면서
수많은 삶의 설계를 그렸다가 다시 지우고
그리다가도 중간에 구겨버리나이다.

꽃이 떨어지는 것은 바람 때문이 아니라
질 때가 되었기 때문에 떨어지듯이
내가 세운 인생의 여러 가지 설계의 실패 또한
이러하기 때문에 엎어지고 저러하기 때문에 꺼꾸러지는 것이 아니라
실패할 만한 원인이 있었기 때문에 고통과 좌절을 맞이하게 되나이다.

실패의 정확한 원인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 이나이다.

이렇게 하면 성공할 것 같고
저렇게 하면 원하는 열매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도
태양이 지구를 따라 돌지 않듯이
세상이 내 마음 먹은 대로 절대 따라 오지 않나이다.

참으로 내가 완성되고 성공하고 싶으면
나 자신의 존재의 내공부터 키워야 하나이다.
내공을 깊고 크게 확장시키는 방법은 다음과 같나이다.

첫째, 어제 먹은 밥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면 새로운 밥상을 맞이할 수 없듯이
지난날의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를 정리하지 않으면
미래의 설계는 하지 말아야 하나이다.

과거의 사람을 용서하지 못한 채
새로운 사람과 인간관계를 형성하면 아니 되나이다.

분명 현재는 과거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오늘 새롭게 만나는 그 사람도 쉽게 품을 수 없기 때문이나이다.
관계가 깨어지면 계획도 부서지나이다.

둘째, 현재의 자신의 모습과 환경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나이다.
인정은 발전을 위한 첫 단추와도 같나이다.

인정은 하얀 캔버스와 같아서 자신이 의도하는 생의 그림을
그리기에 가장 좋은 근본적인 바탕이나이다.

오늘의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풀지 못한 채 내일을 그려 나가다 보면
원하는 색상과 구도, 그리고 붓의 흐름이
자신을 또 다른 복잡함으로 밀어 넣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나이다.
오늘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기뻐하면서 감사해야 하나이다.


셋째, 내가 지난날 동안 얼마나 사랑을 베풀었는지를 계산해 보아야 하나이다.
사랑은 다름 아닌 지구를 포함한 우주 전체를 지배하는
유일한 법칙이며 에너지이나이다.

우리가 제아무리 과거를 반성하고 오늘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아무런 자본도 없이 미래를 설계할 수는 없지 않나이까?

내가 우주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였는지…….
내가 그 사람을 진실 되이 용서하고 품었는지…….
내가 가난한 그 누구를 위해서 가진 것을 마음을 다 하여 나누었는지…….
나보다 너를 먼저 생각하고 개인보다 공동체를 우선해서 행동하였는지를
인생의 중간 가계부를 꼼꼼히 점검해 봐야 하나이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듯이
내가 과거에 행한 그것대로 미래에 똑같이 받을 것이기 때문이나이다.

만들어가는 일은 반드시 깨어지게 되어있고
만들어지는 일은 결코 부서지는 법이 없나이다.

이 세상과 우주는 모두 만들어진 존재들이며
우리는 이것들을 가지고 미래의 퍼즐을 끼워 맞춰 가야 하나이다.

사람들을 주변에 모아들여야 하나이다.
자신의 生의 설계를 사람들과 공동체적으로 이끌어 가야 하나이다.
사람을 스스로 모을 수는 없나이다.
그들이 스스로 오도록 자신의 내공을 끊임없이 깊고 크게 확장시켜야 하나이다.

그러기 위해서 과거를 정리하고 오늘에 감사하며
사랑을 행하면서 자신의 영혼에 고통스런 삽질을 하소서.

이치와 진리는 자신의 내적인 고통과 맞바꾸는 것이나이다.
거름 없이 열매를 얻을 수 없듯이
희생 없이 자신의 내면을 확장시킬 수는 절대 없나이다.

사랑의 마음의 무게로 다는 것이지 물질의 양으로 저울질하지 않나이다.
오늘 작은 사랑을 실천하여 내일 큰 과일을 얻으소서.
오늘 작은 죄를 용서하여 내일 나의 큰 잘못을 용서 받으소서.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여 나를 사랑하고 너를 사랑하며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님의 생애를 꼭 완성하소서.
그러기 위해서 우리 모두는 태어났지 않았나이까?

참으로 고맙습니다.

2013년 6월
들꽃마을 최 영배(비오)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