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배 신부님 묵상카드
2013년 3월 묵상카드

- 단상 2013년 3월 -

난로에 손을 대면 화상을 입듯이
너와 나의 사랑도 적절한 간격이 필요합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사람은 사랑 안에서 태어나
사랑으로 성장하며
사랑으로 人生을 완성하나이다.

사랑은 호흡과 같아서 주고받지 않으면
크고 작은 고통들로 인해 끊임없이 시달리게 되나이다.

사랑을 통하여 기쁘고
사랑 때문에 고통스럽나이다.

사랑을 떼어 놓고 人生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을 접할 수 없다면
우리는 사랑의 정도를 찾아야 하나이다.

자동차와 자동차 사이에도 안전거리가 있듯이
너와 나의 사랑에도 반드시 안전거리가 있어야 하나이다.

이 안전거리는 너와 나의 주체영역이 중첩되지 않는 간격이나이다.

주체영역은 자유와 선택의 영역이나이다.

사람은 자신만의 고유한 주체영역 안에서 자유를 누리고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나이다.

이 자유영역은 사람이 사람일 수 있는 고유한 절대적인 영역이며
이 영역 안에서 각자는 자신의 人生을 설계하여
善惡을 결정하고 절대자마저 선택할 수 있는
천부적인 고귀한 공간이나이다.

태양이 제아무리 강해도 작은 꽃잎을 태우지 않듯이
절대자도 우리 각자의 주체영역을 감히 침범하지 않나이다.

따라서 우리는 누가 뭐래도 자신의 삶과 인생에 대한 결과를
온전히 본인이 책임을 지고 인정해야 하나이다.

우주의 천문학적인 별들이 하나의 지구를 위해 존대하듯이
우주에서 하나뿐인 나 자신의 존재를 위해
오늘도 변함없이 우주의 모든 것이 그 시간에
그 자리를 지키고 있나이다.

천사가 제 아무리 선하고 고결하다 하더라도
善 자체이신 神의 종에 불과하나이다.

왜냐하면 천사는 우리처럼 자유와 선택의 공간인
주체영역이 없기 때문이나이다.
우리 각자는 독립된 인격체로서 우주의 주인이며 벗으로서
자신의 人生을 완성해나가야 하는 책무가 주어져 있나이다.

참으로 고귀한 님이시여,
우주와 세상에 하나뿐인 절대적인 님이시여!
80년의 짧은 세월동안 열심히 사랑하여
사랑인 본인의 존재를 완성하소서.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하나이다.
사랑은 혼자 할 수 없으며
반드시 상대가 있어야 하나이다.

상대와 원활한 사랑을 주고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서로의 주체영역을 인정하고
보존해 주어야 하나이다.

비록 상대가 틀렸다하더라도 3번 중에 한 번만은 모른 체하소서.
비록 상대가 나를 공격하고 미워하더라도
3번 중에 한 번만은 너그럽게 대하소서.

상대가 윤리 도덕적으로 엇나간다 하더라도
3번 중 한번만은 모른 체하소서.

상대와 내가 서로 다른 점이 있다하여도
3번 중 한번만 있는 그대로 인정하소서.

3번 중 한번은 받아주고 인정해줘야
그 사람이 나와의 관계에서 숨을 쉴 수 있고
나름대로의 사적인 고유영역을 구사할 수 있나이다.

털어서 먼지나지 않는 사람이 없듯이
옳고 그름으로 따지고 공격하면
아무도 당신 곁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나이다.

지구가 태양열을 70%만 쓰고 있으며
지구의 70%가 물이며 우리 몸 또한 70%가
수분으로 되어 있나이다.

또한 생명의 엔진인 심장의 정상운동도 120/80mmhg 으로써
3/1은 반드시 버리고 받아들이나이다.

모름지기 생명의 정상적인 교환 수치는 3:1임을 꼭 기억하소서.

우리가 이 수치를 정확하게 지켜 나간다면
거친 호흡도 편안해질 것이며
미움과 사랑의 오르내림도 부드러워 질 것이나이다.

또한 가난과 부, 높고 낮음, 행복과 불행, 기쁨과 고통을
번갈아 가며 맞이하더라도
감사와 인정 속에서 밤하늘의 별들을 세면서
잠자리에 들게 될 것이나이다.
가뭄이 길고 폭풍이 몰아쳐도
가을 들판은 매년 노랗게 익어만 가나이다.

너와 내가 난로처럼 간격을 두고 인정하고 사랑한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따뜻한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이나이다.

나는 당신이 있어 행복하고
당신은 내가 있어 편안하다면
기쁨과 아픔이 교차하는 우리 모두의 인생들판은
서로의 자긍심의 낟알로 영혼의 곳간이 가득 채워질 것이나이다.

세 개 중에 두개만 차지하고 하나는 반드시 버리소서.
한 개는 태어날 때부터 내 것이 아니나이다.

물이 가득 담긴 컵은 마시기가 불편하나이다.
새 개를 모두 욕심내면 세 개를 모두 잃게 되며
세 개 중에 하나를 양보하면 세 개 모두를 얻게 되나이다.

태양도 지구도, 육지와 바다도 그렇게 살고 있으며
내 몸의 심장도 그렇게 뛰고 있나이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2013년 3월 들꽃마을 최영배(비오)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