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배 신부님 묵상카드
2012년 11월 묵상카드

- 단상 2012년 11월 -

젓가락 하나가 부러지면 음식을 집을 수 없듯이
혼자만의 능력으로 행복을 만들 수 없습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이 우주의 끝도 없는 별들 중에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하나이다.

지구는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공존하면서 존재하고 태양은 또 다시
주변의 은하계를 따라 공존하나이다.

이렇듯이 우주에 있는 모든 행성들은
서로 서로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 관계를 떠나서는 존재자체가 불가능 하나이다.

따라서 이 우주의 수없는 별들 중에
그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으며
역할과 상관없이 모두가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절대적으로 지니고 있나이다.

누가 뭐래도 이 우주는 지구를 위해
모두 끝없는 관계의 틀 속에 존재하고 있으며
나아가 세상에서 유일무이(唯一無二)한
나 자신의 생명과 행복을 위해 주어져 있나이다.

따라서 우리 각자는 역할과 상관없이
이 광활한 우주의 중심이며 존재적 가치의 핵심이나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가 그렇게 울었듯이
나 하나의 생명과 행복을 위해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이 반짝이고 있으며
해와 달이 낮과 밤을 자리바꿈하면서
지켜주고 있나이다.

정말이지 우리 각자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하고 소중한 존재이나이다.

우리 모두는 행복할 권리가 있으며
또한 행복을 열심히 가꾸어 가야 할 의무가 동시에 있나이다.

행복이 그냥 무상으로 주어진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나이까?

나 자신의 땀과 수고로 쟁취한 행복이야 말로
해와 달과 별들에게 자랑스럽지 않겠나이까?

우리 모두의 인생은 각자의 생명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나이다.

심장의 그래프가 굴곡선을 긋듯이
우리 각자 인생의 굴곡선은
육신적 삶이 끝날 때 까지 이어질 것이나이다.

따라서 우리는 높을 때나 낮을 때나
항상 행복해야 하나이다.

비난을 소화시킬 수 있는 사람만이
칭찬을 받을 자격이 있나이다.

아픔을 견디어 내는 사람만이
기쁨을 누릴 권리가 주어지나이다.

실패를 극복한 사람만이
성공의 매달을 목에 걸 수 있나이다.

가난을 기쁨으로 살아 온 사람만이
재물을 소유할 자질이 있나이다.

높은 곳과 낮은 곳을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은 진정 태양과 별들과 은하계를 엮어서
보석보다 귀한 월계관을 머리에 쓸 수 있나이다.

우리 모두가 이렇게 행복한 인생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너가 필요하나이다.

태양계의 그 어느 하잘 것 없는 별 하나가 사라져도
지구가 존재 할 수 없듯이
나와 관계하는 그 어느 누구도 함께하지 않으면
나의 생명과 행복은 이어갈 수 없게 되나이다.

이사람 저사람 가리지 말고
주어진 사람 모두를 똑같이 만나소서.

높은 사람 낮은 사람을 구분하지 말고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한 존재로 만나소서.

오늘은 이 사람이 높은 곳에 있지만
내일은 저 사람이 높은 자리에 있지 않나이까?

착한사람 나쁜 사람을 따지지 말고
있는 그대로 똑같은 사람으로 만나소서.

오늘은 이 사람이 착하지만
내일은 저 사람이 착하게 다가서지 않나이까?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따로 만나지 마시고
함께 모임의 장소에 초대 하소서.


오늘은 이 사람이 부자지만
내일은 저 사람이 고급승용차를 타고
내 앞에 나타나지 않나이까?

병든 사람 건강한 사람을 순번으로 정하지 마시고
애틋한 마음으로 함께 손잡아 주소서.

오랫동안 침상에 누운 사람은 지금까지 내 곁에 있고
건강했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내 곁을 떠나지 않나이까?

내가 우주 전체에서 중심이며 가장귀한 존재이듯이
저 사람도 우주에서 가장 귀한 하나뿐인 생명이나이다.

인생의 굴곡과 역할은 모두의 공존을 위해서
주어지는 법칙이며 우리가 선택하는 것은 결코 아니나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울고 웃고 하면서
짧디 짧은 인생을 함께 살아들 가시더이다.

나는 네가 있어 행복하고
너는 내가 있어 행복하나이다.

들에 핀 꽃들은 비가와도 웃고
태양이 떠도 웃고 있지 않나이까?

공중의 새들이 너와 나를 보고 있나이다.
보이지 않는 바람들이 너와 나의 소리를 듣고 있나이다.

바다의 파도들이 너와 나의 웃음소리에
함께 출렁이고 있나이다.

강물 속에 고기들이 너와 나의 삶을 따라
이리저리 헤엄을 치고 있나이다.

참으로 귀하디귀하신 님이시여,

우주의 주인답게 존재들의 중심답게
강하고 떳떳하게 하루하루를 건너시어
임종 날에 꽃과 새와 별과 달의 합창소리를 들으며
저세상으로 옮겨 가소서.

참으로 고맙습니다.

2012년 11월 들꽃마을 최영배(비오)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