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배 신부님 묵상카드
2011년 12월 묵상카드

- 단상 2011년 12월 -

지구가 태양을 따라 돌면서 주인 역할을 하듯이
환경에 잘 순응하는 사람만이
성공적 인생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사람들은 지구가 태양 둘레를 공전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엄연히 인정하면서도
마치 태양이 지구를 따라 도는 것처럼
착각을 하면서 살아가나이다.

아침이면 해가 떴다 하고
해가지면 저녁이라 하나이다.

구름이 일면 ‘해다 뜨지 않았다’하고
구름이 걷히면 ‘해가 비친다’하나이다.

봄이면 ‘햇살이 따스하다’하고
겨울이면 ‘햇빛이 차다’ 하나이다.

이러한 환경적인 변화는 지축이 23.5°로 기울어져 있으면서
자전하고 있는 지구 때문이지 태양 때문이 아니나이다.

태양은 지구와 관계없이 원래대로 떠 있고
변함없이 지구를 향해 빛을 비추어 주고 있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기후적인 변화를 겪으면서
오늘은 ‘왜 이렇게 더워’ 아니면 ‘왜 이렇게 춥지’ 하면서
불평과 불만을 드러내나이다.

이와 한가지로 우리는 각자의 인생에서
자신의 문제에서 시작된 아픔과 고통을
이것 때문에 아니면 저것 때문에
너 때문에 아니면 그 사람 때문이라 하면서
미움과 불만이 뒤엉킨 10년 같은 하루를 지내고 있나이다.

우리가 제 아무리 속상해하고 불만을 토로해도
이중적인 세상은 지구 끝날 까지 계속 될 것이며
사람과 주위 환경을 변화시키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해도
나의 숨이 끝날 때 까지 모든 것은 그대로 지속되나이다.

그래서 님이시여,
이제 더 이상 남의 탓 때문에 아파하지 마시고
주변 환경 때문에 더 이상 힘들어 하지 마소서.

진정으로 깊은 잠을 자고 싶고
키 큰 나무기둥에 등기대고 싶으시면
모든 것을 자기 탓으로 돌려야 하나이다.

변화지도 않고 변하지도 않을 세상을 두고
힘겹게 씨름하지 마시고
주어진 환경에 자신의 외투를 걸어 놓으소서.


여름이니까 덥고 겨울이니까 춥듯이
나 때문에 덥고 나 때문에 춥다 하소서.

똑같이 주어진 80년의 시간 속에
어떤 사람은 성공하고 어떤 사람은 실패하나이다.

평등하게 주어진 인생의 길이 속에
어떤 사람은 불행하고 어떤 사람은 행복하나이다.

세상에는 참으로 공짜가 없는 법…….
불행한 사람은 불행한 원인이 자신에게 있었고
행복한 사람은 그 만한 대가를 분명히 지불하고 얻은 것이나이다.

순응의 님이시여,
참으로 성공하고 싶으시면
참으로 행복해지고 싶으시다면
주어진 환경에 겸손되이 순응하시면 되나이다.

기호적인 인간관계를 중단하시고
내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끝까지 사랑하소서.

아름다운 추억을 되새기며
아까운 시간들을 허비하지 마시고
부서진 현실조각들을 아픈 마음으로 다시 끼워 맞추소서.

이웃들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으며
고통스런 나를 덤으로 보호하지 않나이다.

나를 다시 웃게 하고 나를 또 다시 일으킬 사람은
세상에서 나뿐임을 꼭 확인하소서.

그래서 님이시여,
시속1700㎞로 자전하고 있는 세상에서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면서
상처투성이의 인생을 만들지 마시고
내가 먼저 그 사람의 손을 잡으소서.

23.5°로 기울어진 지축의 구도속에 넘어지지 마시고
천년 살이 나무와도 같은 세상의 이치를 꼭 끌어안으소서.

너와 내가 손잡고 변함없는 이치에 순응한다면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편안하고 행복할 수 있나이다.

참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고 진심으로 너를 사랑하며
주어진 세상을 가슴으로 품어야 하나이다.

님에게는 원하시는 그 일이 반드시 완성되고 늘 행복하며
늘 기뻐할 수 있는 권리가 이미 주어져 있나이다.

권리를 누리기 전에 의무부터 행하도록
지금 이 시간 작은 약속을 주어진 환경에 조용히 건네소서.

고맙습니다.

2011년 12월 들꽃마을 최영배(비오) 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