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상 82 -
사람들은 건강검진은 자주 받으면서
인생검진은 거의 받지 않습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사람들은 건강검진을 자주 받나이다.
그것은 건강이 마치 인생 행복의 중심인 것처럼
생각하기 때문이나이다.
하지만 건강은 우리 인생의 부분이지
결코 핵심이 아니나이다.
우리의 삶속에서 문제와 사건을 통하여 고통이 계속이어 지면
건강은 하루아침에 상할 수 있지 않나이까?
따라서 인생이 행복하면 육신의 건강도 더불어
유지할 수가 있나이다.
건강이 인생의 행불행을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행불행이 건강을 결정하나이다.
부분이 전체를 대신할 수 없고 따라오는 것이
앞에 것보다 앞서서는 안 되나이다.
누가 뭐래도 인생 행복의 기준과
중심은 사랑이나이다.
다시 말하면 인생 검진의 기준을 사랑으로
정해야 하나이다.
사랑은 어렵고 복잡한 것이 절대 아니나이다.
사랑은 주고받는 것이나이다.
사랑은 호흡과 같은 것이나이다.
뒷문을 열어놓지 않으면 앞문으로 신선한 바람이 들어오지 않고
굴뚝이 없으면 아궁이에 불을 지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나이다.
무엇보다도 사랑은 혼자 할 수가 없나이다.
사랑은 너와 나 그리고 그 무엇인가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게 되나이다.
사람은 관계 속에서 행복하고 관계 속에서 불행하나이다.
사람은 관계 속에서 부자도 되고 관계 속에서 가난하게 되나이다.
사람은 관계 속에서 건강하게 되고 관계 속에서
건강을 잃게 되나이다.
오늘의 나의 고통과 문제는 지난날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졌으며
현재의 나의 관계는 또한 미래의 나의 모습을 만들고 있나이다.
우리는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를 만날 때 마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모두다 당신 때문이라고
공격을 계속하지만 엄밀히 따지고 보면 나의 사랑
아니 교환의 어긋남에서 오는 것임을 확인해야 하나이다.
사업이 망하면 재물을 가두어 둔 결과이고
건강이 심하게 상하게 되면
마음과 영혼을 가두어 둔 결과이나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일 없고
이유 없는 무덤 또한 없는 것이나이다.
이 세상과 우주에 그 어느 것 하나 우연히
일어나는 법도 없고 우연히 만들어지는 일도 없나이다.
이즈음에서 우리 모두 아니 나의 인생을 정직하게
사랑의 잣대로 검진해야 하나이다.
진정으로 다가오는 며칠이라도 행복해지고 싶으시면
꼭 그렇게 해야 하나이다.
내가 인정받고 싶은 만큼 조금이라도 그 사람은
인정해 주었는지…….
내가 용서받고 싶은 만큼
열 가지 죄 중에 한 개의 죄라도 덮어 주었는지…….
내가 재물을 얻은 것 중에 작은 양이라도
가난한 사람에게 건네주었는지…….
나의 자존심은 끝까지 지키려고 최선을 다하면서도
그 사람의 자존심은 조금이라도 보호해 주었는지…….
나의 아픔은 한없이 힘들어 하면서도
남의 아픔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아니하였는지…….
그 사람이 나에게 준 상처는 그렇게 크고 오래 기억하면서
내가 그 사람에게 준 상처는 잠시라도 생각하였는지…….
참으로 이 세상살이는 공짜가 없음이 분명하나이다.
내가 진정으로 행복해지고 싶으면
그만한 희생과 고통을 지불해야 하나이다.
농부가 수고한 만큼의 수확의 기쁨을 맛보듯
나의 인품과 행복 인생의 가치와 품위는
사랑 곧 교환의 활발성과 정비례하나이다.
참으로 사랑하는 님이시여,
두 살배기 아기도 웃고 젊은이도 웃고
1년 후에 돌아가실 90노인도 웃나이다.
또한 아기도 울고 젊은이도 울고 노인도 우나이다.
모두 사랑 때문이나이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우리 인생의 날들을
열심히 사랑으로 채우시고 가꾸시어
존경받는 인생으로 생을 마감하소서.
참으로 고맙습니다.
2010년 9월 들꽃마을 최영배(비오) 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