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배 신부님 묵상카드
2010년 6월 묵상카드

단상 86 (10년 06월)

무슨 문제이든 머리로 풀면 더욱 복잡해지고
가슴으로 풀면 더 없이 간단해집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수많은 문제와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나이다.

이러한 문제와 사건들은 우리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지는 것이나이다.

왜냐하면 우리 인생이 몸담고 있는 이 지구는
지축이 23.5°로 기울어져 있으면서
공전과 자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나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회전과 흔들림 안에서
우리는 서로의 관계를 통해서 문제와 사건들이
만들어지게 되나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피할 수도 없으며
또한 빠져 나갈 수도 없는 불안전한 인생을 80년 동안
살 수 밖에 없는 운명적인 세월들 속에 있나이다.

그러면서도 우리 인간은 이러한 힘겨운 상항을
풀고 해결해 나가야하는 본능을 또한 지니고 있나이다.

이렇다보니 우리는 피해서 돌아갈 길도 없는
복잡한 상항 앞에 쉽게 무릎을 꿇고 방황하게 되나이다.

참으로 겸손하신 님이시여
이럴 때 일수록 우리는 문제풀이의 중심을 가슴에 두어야 하나이다.

머리는 이기적이고 가슴은 공동체이나이다.
머리는 기술이고 가슴은 응용이나이다.
머리는 세상이고 가슴은 우주이나이다.
머리는 계산이고 가슴은 사랑이나이다.

누가 뭐래도 우주의 유일한 이치는 사랑이나이다.
어항 밖에서 금붕어를 보는 것이 안에서 스스로를 확인하는 것보다
훨씬 정확하듯이 지구 대기층 밖 우주에서 지구안의
나를 보는 것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어가는 지혜이나이다.

사랑은 주고받는 교환이나이다.
인생의 모든 문제와 사건들은 주고받는
교환의 어긋남에서 발생하는 것이지 자신의
죄의 결과가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하나이다.

따라서 우리는 문제해결을 위해서 반성과 회개도 중요하지만
뒤틀린 사랑의 과거 구조를 바로잡고
실천해나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나이다.

머리가 가슴보다 큰 가분수적인 사람은
어떠한 상항속에서도 똑바로 서 있을 수 없지 않나이까?

이제부터 서서히 나의 존재의 중심을 머리에서 가슴으로
끌어내리셔야 하나이다.

우리가 제 아무리 합당한 논리로 상대방을 공격하고
자신을 보호하려하지만 사랑으로 풀어서
결론을 얻을 때 까지 평화가 없는 불안전한
가슴의 답답함만 남게 되나이다.

그래서 님이시여
우주를 벗 삼는 가슴의 넓이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소서.

우리는 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도 없으며
또한 주체를 침범할 권리 또한 없음을
먼저 시인해야 하나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그대로 내버려 두소서.
내가 문제를 건드리고 해결하려 애쓰지 마시고
무한한 우주의 이치와 에너지가 그 문제를
풀어가도록 겸손되이 비켜나 앉으소서.

그러다 그러다보면 멀지 않은 날에
가슴의 벅참과 평온한 안정이 존재의 중심을
차지하게 될 것이나이다.

변화를 재촉하는 성급함보다 변화를 기다리는 인내가
참 사랑임을 기꺼이 확인하소서.

이제 그만 투사하리라
너에게도 그에게도 그 무엇에게도 그냥 그대로 있는 대로 있으리라
그러다 그러다가 자유로워지리다.

이제 그만 투사하리라
구름에게도 하늘에게도 그냥 그대로 있는 대로 있으리라
그러다 그러다가 고요 누리리다.

이제 그만 투사하리라
나에게도 또 나에게도 그냥 그대로 있는 대로 있으리라
그러다 그러다가 평화 누리리다

이제 그만 투사하리라
님에게도 또 님에게도 그냥 그대로 있는 대로 있으리라
그러다 그러다가 사랑 누리리라.

참으로 고맙습니다.
2010년 6월 들꽃마을 최영배(비오) 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