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84 (10년 04월)
사람의 피가 모자라서 죽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돌지 않아서 죽습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우주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 중에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하나이다.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하는 과학적 근거는
지구가 끊임없이 흐르고 또한 돌고 있기 때문이나이다.
물방울이 떨어져 개천이 만들어지고
실개천들이 모여서 강을 이루며
강들이 여기저기에서 만나 바다가 형성되나이다.
또 다시 바다는 수증기가 되어 구름을 만들고
구름은 처음의 작은 물방울로 되돌아가
가까이 있는 산과 멀리 있는 산을 골고루 적시어
모든 생명을 살리고 번창하게 되나이다.
누가 뭐래도 생명의 근원은 끊임없이 돌고 흐르는 것이나이다.
사람의 피가 모자라서 죽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돌지 않아서 죽는 것처럼
사람 또한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을 흘러 보내고
돌리지 않으면 그 사람의 인생은 건강하게
오래 버틸 수 없게 되나이다.
지구는 하나이나이다.
지구는 살아있는 하나의 커다란 유기체적 공동체이나이다.
지구를 감싸고 있는 무한한 우주의 이치와 에너지는
지구 생명체 모두를 차별 없이 평등하게 함께 살리고 있나이다.
이것이 지구를 위해 우주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또한 가치이나이다.
우주는 참으로 정의롭고 공정하나이다.
그 어떤 능력 있는 사람의 계획도 우주의 정의와 자비를
공격하거나 능가할 수가 없나이다.
우리는 일주일만 해가 뜨지 않아도 채소를
얻어먹기 힘든 연약한 존재임을 겸손되이 인정해야 하나이다.
만약 우리가 진정으로 80년의 짧은 인생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면
우리가 지니고 있는 유형무형의 소유를
낮은 곳으로 자연스럽게 흘려보내야 하나이다.
유럽과 미국이 건강과 부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은
나라의 부채가 심각하게 많으면서도 계속해서
재화를 흐르게 하고 돌리고 있기 때문이나이다.
반면에 중국과 일본은 엄청난 재화를 쌓아두고 있고
지금도 계속해서 전 세계 재화를 끌어들이고 있나이다.
이러한 재정적 상황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하나이다.
왜냐하면 우주의 이치적 정확함과 엄격함의 정의가
그대로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나이다.
높은 산의 흐르는 물줄기를 막아 커다란 댐을 건설한다면
그 아래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이 위협을 받게 되나이다.
언젠가는 댐을 쌓은 강한 나라가 힘없이
쓰러짐을 보게 될 것이나이다.
사람의 육신의 피가 적당량으로 한정되어 있는 것과 같이
지구의 재화 또한 모든 인류가 나누어 먹으면
남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나이다.
강의 물고기가 굶어 죽는 일이 없으며
공중의 새 또한 먹이가 모자라서 배고파 죽는 일이 없나이다.
모든 화의 근원은 욕심이며 가두어 두는 폐쇄성이나이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사용하라고 있는 것이지
소유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나이다.
그 어느 것도 내 것으로 소유할 수 없으며
소유를 고집한다 하더라도 80년을 넘기지 못하나이다.
참으로 사랑하는 님이시여,
너무나도 짧은 인생 진정으로 행복해지고 싶으시면 쉬지 말고
계속해서 마치 심장의 작동처럼 주고 받으셔야 하나이다.
그래서 오늘이 지나기 전에
용서를 청하시고 용서를 베푸소서.
모자라면 청하시고 남으면 기꺼이 나누어 주소서.
그러하면 이 우주의 힘과 이치가 님의 인생을
늘 감싸면서 건강과 재물과 행복을 지켜줄 것이나이다.
가난한 저희들과의 주고받는 교환이 님의 행복과
가정의 평화를 지켜주는 젖줄임을 꼭 기억하소서.
행복은 기도로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실천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나이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부활은 바로 사랑입니다.
2010년 4월 들꽃마을 최영배(비오) 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