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배 신부님 묵상카드
2009년 12월 묵상카드

물을 가두어 두면 고기가 상하듯이 재물을 가두어두면 사람이 어려워집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바다가 75%를 차지하고 있나이다.
이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의 육신 또한 75% 정도의 물로 구성되어 있나이다.

거대한 태양의 대폭발로 태양계가 형성되었고
태양계의 일원으로서의 지구가 만들어지기까지 천문학적인 시간이 소요되었나이다.

75%의 물이 있었기에 지구에 생명체가 창조되었고
나아가 75%의 물을 머금은 인간이 만물과 우주를 지배하고 있나이다.

모름지기 우리 몸에 물이 조금만 모자라도 심한 고통을 겪게 되며
조금만 더 부족하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게 되나이다.
따라서 물은 생명을 탄생시키고 유지하며 발전시키는 절대적인 요소이며 또한 그 중심이나이다.

우리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물의 속성을 잘 이해하고 적응해야 하나이다.
물의 최대속성은 흐르는 것이나이다.
만약 물이 흐르지 않고 고여 있다면 그 물은 반드시 썩어서
많은 생명들에게 오히려 해가 될 것이나이다.

구름이 빗방울을 커다란 산위에 뿌리고 물방울은 계곡으로 모여서 아래로 흘러 개천을 만들고
개천은 또 다시여기저기에서 모여 강을 이루며 강은 또 다시 긴 시간을 흘러 바다로 모여드나이다.
바다는 또 다시 이 대륙에서 저 대륙으로 옮겨 다니며
하늘의 구름을 만들어 처음부터 또 다시 떨어지고 흐르고 하나이다.
물은 그 어느 곳에 잠시도 머무르지 아니하고 끝없는 생명의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나이다.

사람은 곧 물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나이다.
생명이 물 자체라면 생명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재물 또한 물과 같음을 꼭 명심해야 하나이다.

세상 사람들은 재물을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나이다.
어떤 때는 재물을 더 확보하기 위해 속이고 협박하고 서로 원수가 되며 죽이기까지 하나이다.
이렇듯이 사람들은 재물을 차지하기에만 급급하지 그것을 관리하는 데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나이다.
이렇듯이 모으는 데만 욕심이 있고 쓰는 데에 인색한 가정은
가족의 신상에 큰 두려움을 반드시 지니고 살아야 하나이다.
왜냐하면 인간과 재물의 능력이 제 아무리 크다 하여도
생명을 만들어내고 보존하는 물의 속성을 이길 수는 없기 때문이나이다.

아무리 큰 호수라도 작은 흐름의 통로만 있으면 썩지 않듯이
님의 가정의 재물을 크든 작든 또 다른 곳에 무상으로 흘려보내야 하나이다.

재물이 아무리 소중하다 하더라도 나와 자식의 생명보다 귀하지는 않지 않나이까?

물의 또 다른 속성은 모양이 없는 것이나이다.
물은 스스로의 모양은 없으면서도 여러 가지 모양의 그릇에 기꺼이 담아져서
마치 그 그릇의 소유인 것처럼 자신을 넘겨주나이다.
이렇게 아낌없이 자신을 내어 주면서도 본인의 속성은 절대 변하지 않나이다.
그래서 물은 곧 사랑이나이다.

사랑은 쉼 없이 흐르고 자신의 자존심의 형태를 없이하면서
모두를 살리고 모두를 행복하게 가꾸나이다.

우리 모두는 물로 구성되어 있나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사랑이나이다.
우리 모두 조금만 더 흐르고 더 사랑하여 자신을 지키고
소중한 가족을 지켜나가는 지혜로운 사람으로서의 자긍심을 잃지 말아야 하나이다.

참된 사랑이신 님이시여,
가난한 저희들에게 언제나 흐르시고 저희들 입장에 맞추시어 빈 마음으로 남으시는
님의 가정은 아기예수님의 출생을 보호하는 마구간과 같이 경이로움이 가득하나이다.
자연과 우주의 환경에 겸손되이 순응하시는 님의 가정에
한 점의 어긋남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나이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