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배 신부님 묵상카드
2009년 4월 묵상카드

민들레꽃도 웃고 제비꽃도 웃고 오랑캐꽃도 웃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역할에 만족할 줄 모릅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들과 산속에 사는 들꽃들은 언제나 웃고 있나이다.
비가와도 웃고 바람이 불어도 웃으며 해가 떠도 웃고 해가 져도 웃나이다.

이들도 비가 오면 춥고 바람이 불면 시달리고 해가 지면 외롭지만
항상 웃고 사는 것은 그들이 진정한 꽃이기 때문에 그러하나이다.

우리의 인생도 이들처럼 항상 웃었으면 정말 좋겠나이다.
언제나 행복했으면 좋겠나이다.
참으로 진정한 웃음과 행복은 자신이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는 그 사람이 결정 하나이다.

내가 아무리 힘들고 아프더라도 나를 보는 그 사람의 마음이 편하면 나는 웃고 있으며
내가 아무리 기쁘고 행복하다 하더라도 나를 보는 그 사람이 힘들면 나는 울고 있는 것이나이다.

나는 웃는데 옆에 있는 사람이 울고 있으면 그 사람의 웃음은 위선이며
나는 우는데 옆에 있는 그 사람이 웃고 있으면 그 사람은 진정으로 참된 사람이나이다.
나 혼자 울고 있으면 많은 사람이 웃게 되고 나 혼자만 웃고 있으면 많은 사람이 울게 되나이다.

내가 진정으로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인생을 살려면 나는 들꽃처럼 항상 웃어야 하나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려고 애써야 하나이다.

고통과 아픔을 달게 받아 삼키며 바뀌고 있는 역할에 기꺼이 순응하며
자신의 단점과 약점을 부끄럽게 여기지 말아야 하나이다.

모름지기 우리자신의 에너지와 의지는 오늘 하루의 분량밖에 주어지지 않나이다.
우리는 지난 40년의 과거를 오늘에 함께 지고 있으며
다가올 40년의 미래의 무게도 오늘 같이 들고 있나이다.

오늘의 이 작은 칼로리와 의지로 80년 세월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으니
오늘 우리에게 닥치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없게 되나이다.

하루 빨리 과거를 인정하고 이해하며 용서하시고 미래에 대한 욕심과 야심을 거두시어
참으로 가벼운 존재로 오늘에 머무소서.

그렇게만 된다면 오늘 하루 주어지는 아픔과 고통, 고민과 갈등
웃음과 슬픔 그리고 미움과 사랑은 능히 받아들이고 이겨낼 수 있게 되나이다.

아플 때는 세포 하나하나까지 같이 아파하고 기쁠 때는 모세혈관의 피흐름 까지 경계하며
사랑을 느낄 대는 영혼의 밑바닥까지 출렁거리게 하소서

우리가 이렇듯이 존재 전체로 오늘 하루를 지내게 되면
사람들은 우리 자신을 보고 항상 웃고 있다고 말하나이다.

참으로 참된 님이시여,
우리는 백년을 살수 없고 천년을 살수도 없나이다.
단 하루를 살더라도 참으로 기뻐하고 참으로 아파하며 참으로 사랑했으면 하나이다.
나 때문에 많은 사람이 흐뭇해하고 웃을 수 있으면 정말 좋겠나이다.
님은 하루를 살지만 님을 쳐다보는 많은 사람의 가슴속에 님은 영원히 살고 있나이다.

님이시여, 참으로 고맙습니다.
주님의 부활하심을 진심으로 함께 기뻐하나이다.